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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이정표가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요⛰ 지난 연휴, 서울 둘레길을 걸었다. 이정표를 만날 때마다 즉흥적으로 이정표를 보고 걸었다. 그리고 해가 산을 넘어갈 무렵 길을 잃었다. 정상에

잘못된 이정표가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요⛰ 지난 연휴, 서울 둘레길을 걸었다. 이정표를 만날 때마다 즉흥적으로 이정표를 보고 걸었다. 그리고 해가 산을 넘어갈 무렵 길을 잃었다. 정상에서부터는 산을 내려갈 수 있는 짧은 코스를 이정표에서 찾아 그대로 따라 내려갔다. 서울 둘레길은 서울과 경기도를 걸쳐 있어서인지 정상에서 내려갈수록 이정표가 통일되어 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동안의 많은 코스 안내 시설들이 겹쳐져 있어서, 이전에 만든 것과 그 이전에 만든 것과 또 이전에 만든 것이 공존하고 있었다. 그중에 뭐가 정확한지 가보지 않고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산길이라고는 하지만 등산객이 많은 휴일임에도 내려가는 길에는 거미줄이 가로질러 있고, 낙엽이 길의 중간중간을 덮고 있었다.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다가 새소리를 들었다. 어릴 적 살았던 집은 산 아래에 붙어 있었는데, 산에서 새들이 울기 시작하면 금방 땅거미가 드리웠다. 이 사실을 알고 난 이후 나는 단 한 번도 새소리를 산속에서 들은 적이 없었다. 새소리가 날 때 산속에 있다는 것은 위험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머리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금 산속에서 '두 번째 새소리'를 들었다. 산속에서 방향을 잃었다. 산속의 작은 길은 지도 앱에는 없었다. 길의 정확한 명칭을 모르니 검색을 할 수 없었고, 데이터 신호도 좋지 않았다.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점이었다. 해가 지면, 도심의 산속에서 길을 잃게 된다. 결정을 해야 했다. 지금까지 본 이정표를 의심하고 다시 분기점으로 올라갈 것인가, 아니면 이정표를 따라 끝까지 가 볼 것인가. 저녁을 먹으며 내가 하고 있는 일들도 오늘의 산행과 같지 않나 생각해 보았다. 인생의 이정표라고 생각하고 그 경로를 따라 길을 가고 있는데, 실제 그 이정표가 맞는지 고민해 본 적이 있는지. 또, 거미줄이 있거나 낙엽이 길을 덮고 있는 것과 길 위의 징후들을 무시한 적은 없었는지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고려해서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 다시금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는 내가 가는 길에 대해 다른 누구보다 고민하고 결정하고 실천하고 있는가. 해가 떨어지기 전, 제한된 시간 내에 완수할 수 있는 선택은 '다시 분기점'으로 올라가는 방법이었다. 다시 분기점으로 올라가 짧은 코스가 아닌 돌아서 내려가는 코스를 다시 걸어갔다. 해가 지고 10분이 지나서야 '도로 위의 차 소리'와 '밝은 가로등'을 마주할 수 있었다. 다 내려오고서야 같은 장소로 가는 길을 분기점마다 다르게 표시하고 있었고 처음 따라간 이정표는 심지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산에 표시되어 있는 이정표가 잘못되어 있다고 누가 생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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