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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기분에 흔들릴 때면, 우리는 그 기분을 어떻게든 바꿔보려 합니다. 본능적으로요. 하지만 형체 없는 기분은 손에 잡히지 않아요. 손에 움켜쥔 모래처럼 그 사이를 빠져나갑니다. 걱정, 염려, 불

삶이 기분에 흔들릴 때면, 우리는 그 기분을 어떻게든 바꿔보려 합니다. 본능적으로요. 하지만 형체 없는 기분은 손에 잡히지 않아요. 손에 움켜쥔 모래처럼 그 사이를 빠져나갑니다. 걱정, 염려, 불쾌한 생각들에 마음이 한껏 불편해진다면, 눈을 감고 기차역 플랫폼에 서 있는 상상을 해봅시다. 불편함을 가득 실은 기차가 요란하게 경적을 울리며 들어오더라도, 기차를 빨리 떠나 보내려는 노력은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그 기차는 조금 머물렀다 어느 정도 시간 후에 다시 플랫폼을 떠나며 시야에서 벗어날 테니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불편함을 조금 감내하며 플랫폼에서 기차가 떠날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는 일 말고는요. 아예 불편하지 않을 수는 없어요. 플랫폼에 기차가 들어올 때는 마음이 굉장히 어지럽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기분, 감정과 다투려 하지 마세요. 당장 심한 불편함이 마음을 어지럽힌다면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겁니다. 지금의 이 불쾌한 기분은 곧 내 마음을 벗어날 거라고요. 그러니 기차와 씨름할 필요가 없다고요. 마음의 불편함을 이전과 다르게 맞이하고 새롭게 관계를 맺는 겁니다. 불편한 생각, 감정에 뛰어들지 마세요. 기차와의 다툼을 적당히 멈추고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려는 용기가 필요해요. 그러고 나서는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 됩니다. 책을 읽거나, 친구와 전화를 하거나, 좋아하는 영화를 보는 일도 좋습니다. 사랑스러운 강아지의 영상을 찾아보거나, 몇 해 전에 갔던 여름 휴양지의 사진들을 보면서 그때의 평온했던 기억에 잠겨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요. 불편함보다는 행복한 감정을 선택하고 거기에 머무르는 연습을 할 수 있다면, 불편함에 집중하려 하지 않는다면, 기차는 어느새 우리 마음을 떠나갈 것입니다. 마음은 단단한 고체의 형태가 아닙니다. 마음은 외부 자극에 항상 파도처럼 출렁이지요. 평온한 순간은 잠시일 뿐 온갖 것들이 마음을 흔듭니다. 거센 바람과 떨어지는 빗방울에 파도가 이리저리 출렁이는 것처럼요. 바다 아래 물고기 떼의 격렬한 유영도 파도를 자극하지요. 이처럼 다양한 자극 탓에 평온하고 고요한 기분을 유지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아요. 출렁이는 물결처럼 우리 마음은 언제나 위아래를 오갑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을 통제하고 싶은 욕심이 자연스레 생겨납니다. 지금의 좋은 기분이 변하지 않고 영원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나를 둘러싼 외부 상황을 매번 뜻대로 할 수는 없습니다. 마음을 흔드는 상황과 사건은 예고 없이 들이닥치며 그러면 기분은 금세 아래로 가라 앉습니다. 기분이 바닥으로 가라앉고 나면 좌절과 불안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불편함이 영원히 머무를 것 같죠. 막막해서 한숨을 쉬는 동안 그 불편함은 나를 더 깊은 늪으로 끌고 들어갑니다. 그러면 시야가 좁아지기 시작합니다. 불편함이 실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임을, 늪이라고 생각했던 곳에도 발 디딜 공간은 있음을 간과하게 됩니다. 불편함이 괴롭고 괴로우니 불편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불편한 순간에 고정시킨 시선을 거두고, 조금은 멀리 떨어져 이 상황의 전체 맥락을 살펴봅시다. 마음의 출렁임은 언제든 나타나지만 항상 그렇듯 다시 평온해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눈앞의 불편함은 끔찍하지만 시간은 분명 우리 편이라는 것을요. 출렁이는 파도는 언젠가는 잠잠해지고, 불편함의 기차는 때가 되면 역을 떠나듯, 눈 앞의 고통도 결국 스쳐 지나갈 것입니다. 물론, 고통의 순간은 불편하고 불쾌하고 싫기만 합니다. 당연합니다. 하지만 기분은 원래 오르내리는 것이며, 불편함도 우리 삶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임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더욱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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