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서 ‘제주에서 왔다’고 하면 사람들이 부러워해요. 이런 일은 처음이거든요(웃음) 예전엔 제주에서 왔다 그러면 ‘사투리 써봐라, 귤 농사 하냐, 화장실에 돼지가 있냐’ 등의 말을 들었으니까요
"서울 가서 ‘제주에서 왔다’고 하면 사람들이 부러워해요. 이런 일은 처음이거든요(웃음) 예전엔 제주에서 왔다 그러면 ‘사투리 써봐라, 귤 농사 하냐, 화장실에 돼지가 있냐’ 등의 말을 들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당황스러워요. 내가 살아가는 형태가 이전엔 ‘똥돼지, 귤, 사투리’로 소비되었다면 지금은 ‘돌담과 살아가는 힙스터 제주인, 덜 노동하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제주인’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는 거니까요. 제주가 ‘서울에서 지친 사람들의 삶을 보살펴 주는 힐링의 공간’이 되는 동안, 여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얼마나 나아졌는가 라고 묻는다면, 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나아지진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에도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이 있었어요. 원희룡 도지사 때, 람정제주개발에서 ‘제주 청년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줄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사업을 시작했죠. 5천명 일자리를 만든다고 했어요. 근데 실제로는 60% 정도가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자리였어요. 대부분의 일이 놀이공원 관리, 서빙, 호텔 메이드 등의 직종이었고요. 이 일들이 제주 청년들이 정말 하고 싶어하는 일일까요? 거기다 저임금이고요. 특히 여성 청년들에겐 주로 호텔 메이드나 놀이공원 서비스직 등 친절과 감정노동을 요구하는 일들이 주어지죠." "‘지방 소멸’을 막으려면 지역에서 잘 살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지금껏 정치인들이 ‘청년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내거는 공약은 지역에서 잘 사는 방법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더 성공해서 서울로 가는 방법이에요. 그러니까 일단 잘 살아야 하고, 개발 사업을 끌어와야 한다는 거죠. 그러면서 도민들에게 경쟁 심리를 자극하는 것 같아요. ‘저 마을에 개발 사업이 들어왔는데 우리도 개발 사업 가져와야 하지 않겠냐, 우리도 저 마을만큼 잘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식으로요. 근데 그 개발 사업으로 인해서 정말 잘 살 수 있는가 라고 물으면, 그 구체성은 굉장히 불명확하거든요." "지금 제주도에 가장 필요한 기후정의(climate justice)는 일단 관광객 수를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연 1,500만 명 수준인데 이걸 800만명 정도로 줄여야 한다고 봐요. 제주에서 탄소배출을 가장 많이 하고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공공기관이나 병원이 아니라, 신화역사공원이라는 테마파크 관광 사업장,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등이거든요. 이런 사업장에 탄소배출 거래제를 통한 탄소 배출권을 구입하게 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관광객이 배출하는 탄소의 많은 부분이 렌터카에요. 도민들이 하루에 1~2시간 운전한다면 렌터카는 거의 종일 돌아다니잖아요. 렌터카가 늘면 도로가 혼잡해 지고, 그러면 또 도로를 더 뚫고 만드는 상황이 되는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