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 선언'에 매몰되어서는 안되는 이유 ] 01.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건 참 중요합니다. 특히 외부로 공개된 플랫폼들에 자신의 관점을 드러내고 의견을 내비치는 일은 이제 아주 흔한 일이 되
[ '자기 선언'에 매몰되어서는 안되는 이유 ] 01.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건 참 중요합니다. 특히 외부로 공개된 플랫폼들에 자신의 관점을 드러내고 의견을 내비치는 일은 이제 아주 흔한 일이 되었죠. 그리고 꼭 다른 사람을 향한 것이 아니더라도 나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의지를 다지는 것은 어떤 형태로라도 해보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02. 저 역시 이렇게 글을 써서 다른 분들께 공유할 때마다 작은 선언같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말은 번지르르하게 해놓고선 나는 정작 그런 삶을 살고 있나 하는 자기반성도 해보고, 일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일들을 겪고 나서 이를 교훈 삼아 이야기를 풀어보기도 하거든요. 그러니 누군가를 향해 '이렇게 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기 보다 오히려 제 자신을 향해 '이렇게 해야지? 응?' 하는 목적이 더 강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03.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님이 쓰신 글을 봤습니다. '강연/강의가 강연자 본인에게 위험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강연자는 자기가 만든 논리에 지나친 믿음을 주고 스스로 세뇌당한다'라는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특히 회사와 같은 큰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은 특히 이 자기 세뇌를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04. 저도 동의합니다. 그리고 저는 꼭 한 회사의 대표처럼 영향력을 갖춘 인물이 아니더라도, 강의나 강연처럼 많은 대중을 향해 던지는 컨텐츠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 덫에 쉽게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타인의 공감이 수반될 때가 더욱 그렇다고 보고요. 우리가 무심코 한 말에 다른 사람이 긍정적으로 반응을 하거나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얻어 가면 나도 모르게 그 임팩트에 놀라게 될 때가 있거든요. 그럼 왠지 그 말에 더 힘을 실어줄 근거들을 찾아보기까지 하죠. 저는 이런 일련의 과정이 자기 매몰을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05. 앞서 말한 것처럼 저는 '자기 선언'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늘 자기가 말하고, 표현하고, 퍼뜨린 것들을 다시 복기하며 지금 내 생각과 그때의 생각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트래킹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한순간의 생각을 공유했다가 어느 순간 번복하고 다시 또 뒤집는 행위는 타인에게도 나에게도 썩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들은 우리가 했던 말들을 꽤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순되는 관점이 보이면 본능적으로 발견해 내고요.) 06. 개인적으로는 '생각의 임시저장'이란 방법을 자주 활용합니다. 이렇게 SNS나 특정 플랫폼에 쓰는 글들이라도 저는 늘 '임시저장' 상태로 보관하는 글들이 제법 됩니다. 아직 완성도를 갖추지 못해서 그런 탓도 있지만 저 나름대로 생각을 다듬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게 내 관점을 온전하게 표현한 글인지 아닌지도 구분해 봅니다. 뭐 꼭 100% 마음에 들어야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글이 내 깊은 곳에 있는 생각을 어느 정도 반영해냈느냐를 나 자신이 아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07. 그리고 항상 '방어 기제'에서 벗어나고자 애씁니다. 누군가 나와 반대되는 생각을 내놓을 때는 그 의견 자체에 공감하지 않는다기보다는 내 논리가 무너질까 봐 두렵고 부끄러운 마음이 더 큰 것 같거든요. (생각해 보면 논리라고 할 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러니 내가 한 말이나 표현이 뭔가 거창한 선언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히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완성해가야 할 문장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더 편해질지도 모릅니다. 08. 더불어 기존에 내가 한 말과 반대되는 생각들이 떠오른다면 그 자체를 솔직하게 공유해도 좋습니다. 저는 글을 쓸 때 '과거에는 ~ 이런 이런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 이런 이런 관점으로 바뀌었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이는 생각이나 관점이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줌과 동시에 나라는 사람의 작은 선언들이 어떤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읽는 사람들도 더 쉽게 이해하고 더 편하게 받아들일 테고요. 09. 사회생활을 해보면 어딘가에 매몰된다는 것만큼 위험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 지점이 내가 스스로 파놓은 구덩이라면 더 비참하겠죠. 그러니 말이든 글이든, 개인적인 것이든 누군가를 향한 것이든 간에 나에게로부터 출발하는 것들이 나를 옥죄는 틀로 작용하지 않게 하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10. 물론 이 글도 언젠가 수정되고 업데이트 될지도 모릅니다. 그때 이랬던 생각이 지금은 또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하고 이야기하게 될지도 모르죠. 하지만 저는 크게 부끄럽지는 않을 거 같아요. 세상은 변하는데 나만 늘 그대로라면 그것도 어느 부분에선 자기반성이 필요한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