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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직무에서 나는 ‘뉴비’와 다름없다. 얼마 전 만난 고객사 담당자가 “세일즈는 처음이시죠? 너무 티 났어요”라고 말하길래, 격하게 끄덕이며 이 일이 저에게 맞는지 아닌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현재의 직무에서 나는 ‘뉴비’와 다름없다. 얼마 전 만난 고객사 담당자가 “세일즈는 처음이시죠? 너무 티 났어요”라고 말하길래, 격하게 끄덕이며 이 일이 저에게 맞는지 아닌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직무에 있어서 초보이기 때문에, 나보다 이 일을 오래 한 팀원들이 어떤 사안에 대한 그럴듯한 해결책과 답변을 기대하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보면, 그렇게 부담스러울 수가 없다. 하지만 전체 커리어로 보면 이제 나는 15년 차를 바라보고 있고, 팀원들은 이제 막 1년을 바라보는 친구부터 길어야 6여년 정도다. 직무 문제는 함께 고민해가야겠지만, 커리어에 대한 길은 조금 더 선명하게 제시해 줄 수 있을 것 같았고, 그게 내가 팀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팀장을 맡은 이후 항상 ‘일이란 무엇인가, 어떤 자세로 일을 대해야 하는가, 커리어를 어떻게 쌓아가야 옳은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고자 했다. 예전에 한창 소셜력이 극에 달했을 때 커리어 20~30년 차 되신 분들도 항상 ‘앞으로 무엇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바, 아마도 이 고민은 영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도 지금 이 순간, 이 회사에서 내가 왜 일에 이렇게 매진하고 있는지 스스로 확실히 기준을 세우고, 혹시라도 흔들리는 팀원들에게 길을 제시해주고 싶다. 이런 고민 속에서 라는 책은 예전부터 위시리스트에 있었다. 제목부터가 지금 내 고민의 해답, 혹은 최소한의 힌트라도 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했던 답은커녕 평생 공직 생활을 하셔서 사기업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아빠가 나한테 해주는 이야기 같았다.(저자인 이나모리 가즈오가 90세에 이 책을 쓴 것을 생각하면 아예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진심을 다해서 정진하라 🔖“신이 도와주고 싶어 할 만큼 한결같이 일에 전념하게. 그러면 아무리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분명 신은 손을 내밀 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네.” p46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의 핵심은 이것이다. ‘진심을 다해서 정진하라. 그러면 신이 감동하여 도와줄 것이다.’ ‘하이큐’나 ‘겁쟁이 페달’ 같은 일본 스포츠 애니에 나오는 전형적인 비현실적 스토리랄까. 일을 제대로 하고자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신이 감동할 정도의 최선은 도대체 얼마큼의 최선일 것일까? 24시간 전체를 일에 몰두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인가? 그렇게 하여 한번 성공한다면 그 다음은 있을 것인가? 개인의 삶 없이 일에만 몰두한다고 일을 잘하는 것일까? 책을 읽는 내내 꼰대에게 잔소리를 듣는 기분이 계속됐지만, 며칠이 지나 이 글을 쓰면서 돌이켜보니 나 역시 팀원들을 바라보며 ‘아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좋겠는데’, ‘절박하지 않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분명히 있고, 이들을 어떻게 하면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 그저 “조금만 더 열심히 노력해주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도로 말하고 만건, 나의 말이 가즈오의 잔소리로 느껴질까 봐 겁이 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상사로서 “조금 더 노력해봐요”라는 요구는 일하며 피할 수 없는 말일 테다. 과연 어떻게 세련되게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최선을 요구할 수 있을까? 이 와중에 라는 흥미로운 글을 읽었다. 이 글의 저자는 "열정을 만드는 것은 실력과 관계”라면서 업무에 능숙해지고 유능감을 경험할 수 있어야 그 일에 열정을 느낄 수 있기에 어떤 일에 열정적이려면 실력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또한, 동료들과의 끈끈한 유대감, 안정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바탕이 될 때 더 열정적일 수 있다고 한다. ‘무조건 최선’을 외치는 가즈오의 말보다는 더 공감이 되고, 지금 현재 열정이 조금 부족한 것 같은 누군가를 바라보며, 실력을 더 쌓을 시기라고 이해해주고 작은 성공/유능감을 쌓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더 열심히 하세요”라는 말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겠다. ✌️천직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 그렇다고 이 책에서 위로가 되는 부분이 하나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모두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외치는 시기다. 그런데 지금 나는 엄청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행하지도 않으며, 일을 더 잘하고 싶다. 이 마음이 되게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아 설명이 안되는 기분이었는데, 아래 부분에서 어느 정도 위안을 얻었다.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가려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일의 능률도 오르고 성취감도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미리 알고 그 일을 선택해 자신의 평생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 그렇다면 1만 명 중 9,999명은 불행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하기 때문에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고 봐야 할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분야에서 출발했지만, 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크게 성장할 수 있다.” p. 61 아,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일을 잘 못해야 하는 것은 아니구나.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건, 어쩌면 손에 잡히지 않는 파랑새를 쫓아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환상을 쫒기 보다는 눈앞에 놓인 일부터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훨씬 중요하다.” p. 62 가즈오는 ‘천직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주어진 일을 천직이라 생각하고 즐겁게 일하라고 좀 더 나아간 이야기를 한다. 천직이라고까지 생각하는 건 좀 과한 것 같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나한텐 안맞아”라는 생각을 버려야 할 듯 하다. 글쓰는 일을 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세일즈를 맡게 되면서 습관적으로 ‘나는 숫자에 둔감해, 선비 기질이 있어서 돈 이야기가 필수인 영업과는 안 맞아. 간 쓸개 다 내줘도 마음 편한 게 최고인 나는 회사를 대표해서 영업을 할 수 없어’라는 생각을 되내이고 가끔씩은 입 밖으로도 냈다. 이게 ‘저는 계산을 모르는 솔직한 사람이에요’를 보여주고 고객과 신뢰를 쌓는 무기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생각이 머리에 남아있는 한 이 직무에서 발전이 없겠다고 반성하게 됐다. “세일즈가 천직이에요”까진 아니지만, “우리 회사 상품을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정도로 하자. 책을 덮는 순간까지 약간 분노가 차올랐는데, 차분히 돌이키며 글을 쓰다 보니 격한 자기반성을 하고 깨달음을 얻게 된다. 🤟낙관론자와 비관론자 팀 구성과 프로젝트 진행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열의를 가지고, 진심으로 대하라는 내용이었는데, 유일하게 비관적인 자세의 필요성에 대해서 언급한 부분인 것 같다. 🔖“낙관적으로 구상하고, 비관적으로 계획하며, 다시 낙관적으로 실행한다” p.159 팀원들에게 항상 “비판적 피드백을 주세요”라고 강조한다. 일을 계획하고 약간은 불도저처럼 추진하기를 즐기는데, 예전에는 계획에 대해서 나의 상사가 비관적인 피드백을 주어 경로를 너무 이탈하지 않게 도와줬었다. 그런데 팀장이 되고 보니 내 말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져서 팀원들이 비관적으로 봐주지 않으면 경로 이탈이 너무 심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비판적 피드백을 준 사람에게 당신이 이것에 대해 많이 고민했으니 실행까지 해봐라 하면서 결과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충분히 검토된 사항에 대해서는 일단 과감히 실행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그래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결과물이 나온다. 👍인생과 일 = 능력 x 열의 x 사고방식** 책을 통해 답을 얻고 싶었던 ‘질문’(답이 아니라)이 가장 뒷부분에 나온다. 🔖오늘도 습관처럼 출근하는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떤 일을 하는가? 그 일을 통해 무엇이 되길 꿈꾸는가? 당신이 꿈꾸는 일과 삶의 미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p. 168) 또한, 가즈오는 인생과 일은 능력, 열정, 사고방식의 곱셈이라고 이야기한다. 능력과 열정은 0점에서 100점까지 가능하지만, 사고방식은 -100점부터 +100점까지 가능하다. 즉, 능력과 열정이 있다 하더라도 마이너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한 인생이 마이너스로 추락하기 때문에, 긍정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종합해서 보면, 가즈오도 아마 당장에 위 질문에 대해 당장 대답하길 기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까 맨 뒤에 있겠지…) 저 질문을 매일 떠올리며 일에 대한 애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키우라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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