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이 뭐 하는 사람이에요?
요즘 부쩍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일이 많은데, 스타트업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를 하고 있다고 소개하면 늘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프로덕트 매니저가 뭐 하는 사람이에요?” 특히 스타트업계, IT업계에 있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 어디서 들어보긴 했으나 정확히 어떤 직업인지 모르고, 사실 내 주변에 PM 하는 지인들끼리도 우리가 뭘 하는지 한 마디로 정의해 보라면 다 다르게 얘기한다 (ㅋㅋ) 정작 우리 부모님도 아들이 회사에서 뭘 하고 다니는지 잘 모르신다. 그냥 알아서 잘 다니니까 그러려니 하고 냅두는 것 같은데, 아마 저녁 먹으면서 “근데 내가 회사에서 뭐 하는지 알아?”하고 물어보면 당황하실 듯. 그래서 “프로덕트 매니저가 뭐 하는 사람이에요?”라는 물음에 총 네 가지의 답을 준비해서 말하고 다녀봤다. 1.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에요” (효과 ⭐⭐⭐) 깔끔하다. 하지만 이렇게 얘기하면 열에 아홉은 ”아 개발자세요?”하고 되묻는다. 그래서 아 개발자는 아니에요라고 하면 아.. 하며 약간 실망한 표정으로 보이는 건 기분 탓이겠지? 2. “비즈니스 목표에 맞는 방향으로 기술과 디자인을 통해 고객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에요” (효과 -⭐) 머릿속에 통째로 집어넣고 싶을 정도로 내가 바이블처럼 여기는 마티 케이건의 에 소개된 정의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PM을 생각해 봤을 때, 이보다 PM을 더 잘 정의한 문장은 없다. 물론 이렇게 답하면 상대방의 반응은 언제나 똑같다. “...?” 이건 PM이 봤을 때만 가장 와닿는 정의이고, 외부 사람 입장에게는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한 말이라는 걸 깨달았다. 3. “제품의 성과를 책임지는 사람이에요” (효과 ⭐⭐⭐⭐) 역시 좀 모호하다. 하지만 상대방 반응이 그나마 밝다. 구체적으로는 뭔지 모르겠지만, 어렴풋이 알 것 같다는 반응. 제품의 성과를 위해 개발이랑 디자인 빼고 다 한다고 얘기하면 약간 도움이 된다. 조금 안쓰럽게 쳐다보기도 한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도 강조하는 것이, PM은 제품의 성과를 책임지고 성과에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 또 무엇보다 팀으로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 늘 마음에 새기고 다니는 자세이기도 하다. 4. “기획하는 사람이에요” (효과 ⭐⭐⭐⭐⭐) 듣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명쾌하다. 그래도 틀린 말은 아니니… 하지만 내가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PM이라는 일을 전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해 씁쓸하다. 내가 깊이 존경해 마다 않는 리처드 파인만 선생님은 무엇이든 8살짜리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게 설명하지 못하면 그건 제대로 이해한 게 아니라고 하셨는데, 세상에 존재하는 8살 꼬맹이들 중 단 한 명도 이해시킬 자신이 없으니 역시 나는 아직 한참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