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글쓰기] 한 달에 한 편, 글을 씁니다. 기획자로 커리어를 밟아가며 느낀 점들을 가감없이 풀고, 기록합니다. 작성일 : 2021. 1. 31 Title 7. 구인구직의 시장논리 01.
[월간 글쓰기] 한 달에 한 편, 글을 씁니다. 기획자로 커리어를 밟아가며 느낀 점들을 가감없이 풀고, 기록합니다. 작성일 : 2021. 1. 31 Title 7. 구인구직의 시장논리 01. 상품으로써의 사람 '당신의 능력은 무엇입니까?' 수요/공급자가 서로 묻는다. 그리고 대답한다. 핵심은 '난 이런 걸 줄 수 있어. 그리고 이게 너에게 필요할 거야'다. 서로 물건을 탐색해보고, 질이 만족스러우면 딜이 성사된다. 너도 나도, 누군가로부터 사랑받는 인간존재지만, 그 순간만큼은 인간이 아니다. 철저하게 상품이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가장 인간답지 못한 순간을 거쳐야 하는 냉혹한 곳이 구인구직시장이다. 당신은 귀사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계십니까? 당신은 나에게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보상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까? 02. 상품으로써의 일 일은 자아실현의 수단이었다. 신입까지는 그 마음가짐이 구인구직시장에도 먹혔다. 이력서도 특정 직군으로 지원하기 위해 빌드업하지도 않았다. 그때그때 관심 있는 프로젝트들을 해서 특정 직군으로 쓸 게 거의 없었다. 자소서나 포트폴리오 같은 걸 만들지도 않았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게 명확했기 때문에 사회적 지위, 경제적 보상, 워라밸 같은 걸 그닥 따지지 않고 회사를 선택했다. 그래서 지금 구인구직시장이 낯설다. 여기는 인간됨과 진실성 따위는 고려하지 않는다. 아무렴, 회사는 표면적으로 물어본다. - 지원하게 된 동기가 무엇입니까? - 입사 후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까? 솔직히 되물어보고 싶다. 당신이 그 회사를 택한 것도 돈, 명예, 사회적 지위가 아닌 가슴 뛰는 일, 하고 싶은 일 따위의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택한 것인지? 그렇다고 하는 사람도 일부 있겠지만, 그건 1차적으로 딜이 성사된 후다. 순수한 관심 하나만으로 지원하진 않았을 게다. 그리고 그런 건 적당히 팬시한 가면 하나 쓰고 만들어 내면 끝이다.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고? 그냥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바보가 이제야 현실을 마주하고 한탄하는 거다. 03. 상품으로써의 나 사실 능력이야 얼마든지 드러내면 되고, 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를 상품화하는 작업이 사상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낯설어서 그렇지. 내가 괜히 비관하는 이유는 자아실현으로써의 나를 상실해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뚜렷한 취향이나 관심사가 있었다면 첫 직장을 선택했을 때처럼 동기부여가 확실한 곳을 갔을 텐데. 이젠 그걸 잃어버렸다. 그래서 상품으로만 나를 팔아야 한다. 그러자니 짜치는 곳이나 돈 적게 주는 곳은 가기 싫어 괜찮은 곳 여기저기를 찔러보는데, 또 의욕이 안 생긴다. 삶의 이정표도 잃어버린 것 같다. 뭘 하고 싶은지도 잃어버린 것 같다. 될 대로 되라지. '배움' 자체가 좋다. 개발언어도 배우고 싶고, 데이터 분석도 배우고 싶고, 영어도 배우고 싶고, 춤도 배우고 싶고, 그런데 PO로써, PM으로써 익혀야 할 스킬들과 커리어적으로 도움 될만한 회사/업무/연봉 등을 따지려니 갈피를 못 잡겠다. 그래서 이걸 하면, 앞으로 뭘 하지? 어떤 상품으로 빛나고 싶은 거지? 나는 뭘 하지? 04. Next Step 질문을 근원적으로 몰아가면 갈수록 답이 안 나온다는 걸 알기에 Next Step만 보기로 했다. 이번엔 상품으로써의 나를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곳으로 갈 것이다. 키워드는 - 모바일 only 서비스/플랫폼 -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R, SQL 등 개발스킬을 많이 쓸수록 좋다) - 능력있는 사람들 - 소규모 팀 단위의 업무문화 다시, 가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