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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글쓰기] 한 달에 한 편, 글을 씁니다. 기획자로 커리어를 밟아가며 느낀 점들을 가감없이 풀고, 기록합니다. 작성일 : 2021. 3. 3 Title 8. 이직 01. 2년 5개월, 그

[월간 글쓰기] 한 달에 한 편, 글을 씁니다. 기획자로 커리어를 밟아가며 느낀 점들을 가감없이 풀고, 기록합니다. 작성일 : 2021. 3. 3 Title 8. 이직 01. 2년 5개월, 그 마지막 페이지 "그래요. 3월 26일로 합시다." 퇴사일을 정했다. 생각보다 쉬웠다. 허무했다. 하얀 책상과 투명 회의실 넘어 보이는 투박한 커피 머신, 어둑해진 풍경은 어느 때와 다름없었다. 이곳에 있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체감되었다. 왈칵 눈물이 나길 바랐지만 정적만 흘렀다. "감사합니다." 목소리가 겨우 새어 나왔다. 뭘 감사하는 지도 모르겠지만, 직장인 2년차가 습관적으로 하는 인사말이라 그러려니 했다. 첫직장이라는 연극의 서막이 올라간 지 2년하고도 5개월, 이제 막을 내릴 준비를 끝마쳤다. 02. 4개월, 이직기간 4개월 걸렸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그리고 생각만큼 길지 않았다. 2개월 반은 이력서와 포폴 준비하고, 서류지원과 면접은 1달 반 정도 했다. 중간에 설이 있었으니 실질적인 구직활동은 1개월 남짓이다. 포폴 준비야 처음이고, 빡세게 하지 않아서 그렇다 치더라도 구직활동한 1개월은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다. 정신적인 타격이 꽤 커서 엄청 오래 걸린 줄 알았는데, 1개월 밖에 안 걸렸다니. 생각보다 빨리 한 걸지도. 구직하는 동안엔 담금질당하는 것마냥 자책과 극복을 반복하면서 멘탈을 부여잡았다. 떨어지고, 떨어지고, 붙고, 떨어지고,,, 가고 싶은 곳은 나를 뽑지 않고, 편안하게 지원한 곳은 나를 뽑는다. 애쓰면 애쓸수록 부서지는 걸 바라만 봐야 한다. 부서진 잔해들을 보면서 내가 시장에서 이 정도밖에 안되는 가치라는 것을, 냉정하게 바라보라고 채찍질하는 나를 그만하라고 질타하지 못한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 시간들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자. 숫자로 보면 또 다를 테니. 03. 구직활동 Wrap-up 구직기간 : 1개월 구직목적 : PM/PO로 성장하기 위해 가고싶은 곳 : - 모바일 only 서비스/플랫폼(B2C) -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 능력 있는 사람들 - 소규모 팀 단위의 업무 문화 지원회사 : 40개 서류합격 : 12개(30%), 2개는 면접취소 1차 면접 합격 : 6개(50%), 2개는 진행중 최종 합격 : 2개(33.3%) 숫자로 보니 느낌이 다르다. 취준생 때 주변 보면 100개 넘게 지원한다던데, 그런 것치고는 확률이 높은 편이다. 물론 어떤 회사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솔직히 면접 준비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고, 돌아오는 길에 항상 나를 뾰족하게 드러내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합격률이 높다. 아직 가능성으로 어필할 수 있는 연차인가 보다. 아쉬운 건, 가장 가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거의 pre-boarding 수준으로 생각했던 곳이 떨어졌다. 면접 준비도 제일 열심히 하고, 어필도 적극적으로 하고, 면접도 3번씩 각각 2시간 가까이 봤는데. 당연히 갈 거라 생각했던 곳에서 불합격 통보가 날라와 하루 종일 멘붕이었다. 기업이 아무리 당신을 따스하게 대하더라도 둘의 관계는 구직자와 구인자이며, 결정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퍼 받기 전엔 절대 속단하지 말자. 이번 이직 경험에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다. 04. 면접질문들 마지막 2주는 면접이 몰려 주 3회, 4회씩 면접 보러 다녔다. 심한 날은 반차 쓰고 두 탕 뛰었다. 진이 빠지더라. 2개월 이상은 못하겠다 싶었다. 면접을 많이 보러 다니면서 내가 들은 질문들을 정리해보면 재밌겠다 싶어 정리했다. 가장 일반적인 질문 1. 왜 지원하셨습니까? 우리 회사에 궁금한 점이 무엇입니까? 지겹게 들었다. 근데 나도 면접관으로 들어가서 똑같이 물어보게 되더라.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고, 얼마나 들어오고 싶은지를 보고 싶은 질문이다. 뻔하지만, 관심 있는 무언가를 잘 표현해내야 한다. 2. 본인의 강점과 단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본인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고, 조직문화 fit을 판가름하는 요소다. 더 나아가 메타인지력과 그것을 대하는 삶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것 하나만큼은 남들보다 잘한다'라고 느껴질 만큼 작고 확실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경험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난 그렇게 못해서 망했다. 3.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B2C 기반 모바일 only 서비스/플랫폼을 하고 싶다. 이것만큼 잘 먹히는 게 없었다. 핵심은,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당황스러웠던 질문 1. 희망 연봉에 대한 근거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생각 못 하고 들어갔다가 당황했다. 남들보다 뛰어난 무언가를 제시해야 시장 평균 대비 높은 연봉에 대한 근거로 인정받을 수 있다. 결국 자기 어필이 중요함. 2. '어느 정도' 할 줄 안다는 게 구체적으로 무슨 뜻입니까? 이것도 면접 준비 대충 하고 가면 발생한다. 내 능력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사소한 예가 좋다. 상대방이 감을 잡을 수 있도록 예시를 들려줘야 한다. 3. 생년월일이 어떻게 됩니까? 사주보는 회사가 생각보다 많다. 그걸 면접 평가에 얼마나 반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사람의 성격과 조직문화 fit을 고려할 때 참고용으로 쓴다. 4. 개발자가 3번 연속 프로젝트 마감일 전날에 이슈를 제기해 일정을 못 맞출 위기에 처했다. PO로써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가장 난감했던 질문. 1차로 내가 이슈관리를 못했다. 런칭 끝내고 리뷰해서 문제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 이슈 크기를 보고, 주변 개발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일정에 맞추도록 하겠다. 갖은 대답에 갖은 꼬리를 물어 대답을 유도했다. 그들이 원했던 답이 무엇이었을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5.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출이 안 나온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할 것인가? 매출 저하 요인을 분석하겠다. 오픈빨 이후 고객 재방문율이 낮다면, 방문율을 높일 수 있는 바이럴 마케팅 등을 진행하겠다. 중장기적으로 제품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연구소를 세우겠다. PO라면 어떻게 대답해야 했을까. 05. 옳은 선택 vs 선택을 옳게 똑똑한 사람은 선택을 잘 내린다. 선택지의 옳고 그름을 판가름하는 기준을 논리적으로 세우고,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다. 내가 추구한 건 선택을 옳게 만드는 힘이다. 어떤 선택이든 그곳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면 다른 곳에 가서도 충분히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주변으로부터 어디서 뭘 하든 잘 할 것이란 말을 자주 듣고, 작은 성공 경험들을 쌓아 나를 단단하게 구성해왔다. 그러나 구직시장을 겪으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포텐셜보다 현재 능력이 중요하다. 나를 위한 최고의 환경을 구축한 뒤 그곳에서 그 선택을 옳게 만들어나가는 게 좋다. 쉽게 말하면, 서류작업과 면접을 치밀하게 준비해서 좋은 회사에 들어가 그곳에서 나를 증명해내는 것이 좋다. 서류작업과 면접을 치밀하게 준비한다는 건 좋은 스펙과 남들이 대단하다고 느낄 만큼 내가 한 경험을 포장하는 능력이다. 회사에 들어가서 선택을 옳게 만들어야 다음에 더 나은 선택을 위한 밑거름을 마련할 수 있다. 지금의 회사에서 한 역량들이 시장에서 요구하는 PM/PO 역량과 달라 나를 어필하는 데 애먹었다. 퀀텀 점프라기보다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선 느낌이다. (출발선에 선 것은 맞을까) 다음번엔 이번처럼 애먹으면서 구인구직하진 않을 것이다. PM/PO 공부도 많이 하고, 관련 역량을 옳게 만들어 퀀텀 점프를 이뤄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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