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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글쓰기] 한 달에 한 편, 글을 씁니다. 기획자로 커리어를 밟아가며 느낀 점들을 가감없이 풀고, 기록합니다. 작성일 : 2021. 4. 4 Title 9. 퇴사 1. 소문은 생각보다 빠

[월간 글쓰기] 한 달에 한 편, 글을 씁니다. 기획자로 커리어를 밟아가며 느낀 점들을 가감없이 풀고, 기록합니다. 작성일 : 2021. 4. 4 Title 9. 퇴사 1. 소문은 생각보다 빠르다 퇴사일을 확정하고 사람들에게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나름대로 고민했다. 차라리 오래 다니지 않았다면 조용히 나갔을 텐데, 2년 넘게 다닌 정이 있어서인지 작별 인사로 매듭을 짓고 싶었다. 'OOO, 제가 이번 달까지만 다니기로 했습니다. 그간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인사를 건네고, 대답을 받는다. 별것 없는 시나리오를 구상하며 실행에 옮기려는 차에 갑자기 여태 몇 마디 나눠보지 않은 타팀 사람이 내 자리로 오더니 "루트, 그만두신다면서요?" 선빵 맞았다. 나 원 참. 그 뒤로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문밖을 나서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내게 선빵을 날렸다. "아, 그게,, 네,, 그렇게 됐습니다,,," 이건 내 시나리오에 전혀 없었는데.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2. WORK WORK WORK 퇴사가 정해지고 나면 업무가 점점 줄어들 줄 알았다. 웬걸, 퇴사 직전 3개월 동안 가장 바쁘게 일했다. 팀장님이 내가 나가기 전에 뽑아먹어야 할 것을 쫘아악 뽑아먹는 느낌이었다. 거기에 부사수 교육까지 하느라 야근도 잦았다. 그래도 좋았다. 일은 일대로 하되 부담이 없어져서인 것 같다. 게다가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고 나가는 것 같아 뿌듯했다. 내부 사정을 알기에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주고 싶었다. 팀장님이 마지막까지 잘 챙겨줘서 너무 고맙다며 '이대로 나가면 안 되겠는데?' 하는 섬뜩한 농담까지 하셨다. 퇴사 날까지도 빡빡하게 일했다. 오후 8시쯤 퇴근했나. 항상 화이팅 넘치는 인사팀장님이 직원들 모아서 인사도 시켜주셨다. 그런 자리는 언제나 민망하다. 팀원들이 엘리베이터 앞에 마중 나와 손을 흔들어줬다. 밝게 웃으면서. 그 장면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그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첫 회사의 안녕. 다음 주에도 자연히 나올 것 같은 관성으로 엘리베이터를 타러가는 익숙한 퇴근 걸음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말 못 할 먹먹함을 느꼈다. 그래도 부끄럽지 않은 퇴사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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