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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호흡의 업무를 좀 더 슬기롭게 대하는 방법 ] 01. 사람마다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긴 호흡의 업무를 선호하는 사람보다는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결과물이 빨리 눈에 보이지도 않

[ 긴 호흡의 업무를 좀 더 슬기롭게 대하는 방법 ] 01. 사람마다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긴 호흡의 업무를 선호하는 사람보다는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결과물이 빨리 눈에 보이지도 않고, 중간중간 의사결정도 자주 뒤바뀌는 데다, 프로젝트가 절반쯤 넘어서는 시점이면 왠지 지금 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또 새로운 게 유행하는 듯한 느낌도 들거든요. 02. 더불어 개인의 커리어적인 측면에서도 불안함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프로젝트 중간에 이직을 하게 된다면 결과물에 대한 증빙을 하기가 어렵고 또 제대로 끝마치고 가자니 그때쯤엔 왠지 아이폰 20 정도가 나와있을 것 같은 불안감이 생기니까요. 03. 저도 업무 중에 긴 호흡의 업무가 많습니다. 특히 공간을 기획하거나 건물을 브랜딩 하는 업무들은 그 호흡이 상상을 초월하죠. 하지만 이제 제법 스스로 호흡을 다지는 법을 조금 몸에 익힌 것도 같습니다. 그저 '지겨움을 참는다'라는 관점이 아니라 이왕 하는 거 어떻게 해야 내가 내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고 좋은 리듬을 유지할 수 있는지 크고 작은 스킬들이 생겨나는 거죠. 04. 우선 저는 최상위 목표에 집착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여러분이 하는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 A가 2년, 3년 앞을 내다보는 긴 프로젝트라고 해도 실제로 지금 눈앞에 떨어져 있는 일은 A에서 파생되고 파생되고 파생된 일 중 하나인 Z일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그 조각을 가지고 퍼즐 맞추기를 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지금은 A라는 목표에서 잠시 벗어나 Z를 완성하는 것을 독립된 프로젝트처럼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A와 상관 없다는게 아니라 Z의 정체성과 독립성을 더 부각해 보시라는 의미입니다.) 05. 또 내 프로젝트의 진행 목표를 세울 때 (특히 조직에 공유하는 목표일 때) 시즌제 형식으로 목표를 세우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저는 적어도 3개월 이상이 걸리는 업무는 하나의 목표로 떼어내서 묶어버립니다. 'OOO 기획'이라는 워딩만 안고서 3개월.. 6개월.. 1년을 배회한들 보고하는 나도, 보고받는 그들도 지치기만 할 뿐 과업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트래킹을 하기 힘듭니다. 그러니 우선은 3개월 이상 걸리는 프로젝트들을 토막 내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06. 이건 회사나 조직 환경마다 다르겠지만 가능한 프로젝트를 복수로 들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하게는 한 가지에 갇히기 보다 이 일 저 일 번갈아가는 게 조금이라도 리프레시를 해주는 측면이 있어 서기도 하지만, 이렇게 2개 이상의 (이왕이면 성격이 조금 다른) 프로젝트를 들고 있어야 각각의 장단을 파악하며 내 업무의 문제점을 발견하기가 쉽습니다. 그럼 A라는 일은 속도도 빠르고 결과물도 명확한데 B라는 일은 왜 매번 병목이 생기고 산출물도 흐지부지인지 비교 판단을 할 수 있거든요. 그렇지 않고 A라는 일 하나만 계속 들고 있을 때는 '원래 일이란 게 이런 거고, 이 정도 기간이 걸리는 건가 보다'라는 자기 타성에 젖을 수밖에 없습니다. 07. 마지막으로 초기 단계의 인풋을 중간중간에도 넣어주는 게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보통 기획자들은 초반에는 미친 듯이 자료조사하고 케이스스터디하고 답사하고, 분석하고, 연구하고, 산정하고 하지만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선을 넘어가면 벌려놓은 일을 주워담기에도 벅차 더 이상 좋은 인풋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곤 합니다. 그 상황과 심정은 정말 백번 이해하지만 그럴수록 좋은 인풋을 작게라도 꾸준히 수혈하고자 하는 자세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일단 끝내자'라는 마인드에서 '제대로 완성하자'는 시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08. 긴 호흡의 일이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도 그렇고요..) 하지만 저는 긴 호흡의 일을 한 번쯤은 꼭 경험해 봐야 정말 제대로 일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번이더라도 그 경험을 좋은 경험으로 남겨야 다음부터 긴 호흡의 업무에 대해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을 테고요. 09. 이제 내일이면 상반기도 한 달밖에 남지 않았군요. 아마 긴 호흡으로 일하는 분들이면 '와.. 이 일하다가 또 상반기가 다 갔네'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우리 호흡에 엉키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다시 업무들을 한번 들여다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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