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10개월차 신입 마케터가 사내 SQL 강의를 할 수 있었던 이유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오해하실까봐 먼저 말씀드립니다. 제 전공은 경제학으로 코딩 및 쿼리와 무관하며, 이전에 SQL이라는 언
입사 10개월차 신입 마케터가 사내 SQL 강의를 할 수 있었던 이유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오해하실까봐 먼저 말씀드립니다. 제 전공은 경제학으로 코딩 및 쿼리와 무관하며, 이전에 SQL이라는 언어가 존재한다는 것도 모르는 문외한이었고,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약 10개월만에 사내에서 강의를 하게 된 이유를 담았습니다.) 사실 '강의'라고 이름 붙이는 게 스스로는 많이 민망했습니다. 각자 담당하는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공유하는 팀 주간회의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정도"로 쿼리를 짜는 제가 직접 강의 자료를 만들어 발표를 한다니, 자료를 만들면서도 '겨우 이거 가지고 내가 팀에 강의라는 이름으로 귀한 시간을 빼앗아도 될까' 하는 걱정이 컸습니다. 그래도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이 궁금하다는 팀원들의 요청에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최대한 컴팩트하게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전달하자"는 생각으로 '딱 30분만 투자하면 회사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쿼리를 짤 수 있도록' 압축해서 'SQL 알짜배기'라는 이름의 자료를 만들어서 발표를 진행했고, 팀원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자료에 들어가있던 내용(목차)은 아래와 같습니다. [SQL 알짜배기] 1. 우리 회사의 데이터베이스(DW)에서 마케터인 우리가 봐야 하는 스키마/테이블은? - 00상품의 스키마/테이블 - XX상품의 스키마/테이블 2. 필수 SQL 문법 - select + 원하는 정보 - from + 스키마.테이블 - left join 하는 법: key 값으로 무엇을 가져와야 하는가 - where 조건문 거는 법 3. 우리가 보고있는 쿼리를 뜯어보자 4. 만약 쿼리에서 오류가 난다면? - 데이터팀에 오류 공유하는 법 - 다른 팀이 공유한 오류를 보고 우리 쿼리에 어떤 오류가 생겼을지 짐작해보기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을 일목요연한 자료로 정리할 수 있는 정도로 SQL에 대해 잘 알기까지, 적은 시간이 들었던 것은 아닙니다. 입사 2개월차에 갑자기 CRM 업무를 맡게 되면서 기한이 정해져있는 문자 발송 시간에 맞추어 쿼리를 다듬고, 데이터 정합성을 맞추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식은땀과 눈물을 흘리며 얻은 값진 정보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내 새끼'같은 SQL 업무를 해내기 위해 몇 달간 노력하면서 얻은 지식들을 30분만에 습득할 수 있을 정도의 분량으로 정리해서 공유한다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책에서 "내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는 것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된 일은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나의 성장에 더 중요하다"는 요지의 문장을 읽고 깊이 공감하여 기꺼이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을 팀에 나누었습니다. 막상 나누고 보니, 꼭 저의 성장 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또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을 나눈다고 해서, 알기 위해 노력하던 과정에서 얻은 레슨런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기쁘게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팀에 알고 있는 지식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데에는 다른 무엇보다 저에게 "일단 해보는" DNA가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SQL을 활용하는 업무가 크게 난이도가 있거나, 특별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게 아닌, "30분 정리된 요약집"만 보고도 할 수 있는 업무이기 때문입니다. "30분 정리 요약집"이 저에겐 없었지만, 요약집을 만들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눈 앞의 크고 작은 산들을 무작정 넘으려고 부딪혀보고 실제로 넘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이 앞으로의 저의 업무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일단 해보면 못해낼 일은 없는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