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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질적인 집단은 극단으로 흐르기 쉽다. 광신집단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집단을 외부와 격리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외부 정보를 불신하게 된다. 토론을

“동질적인 집단은 극단으로 흐르기 쉽다. 광신집단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집단을 외부와 격리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외부 정보를 불신하게 된다. 토론을 거듭할수록,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에서 집단적 사고의 위험을 경고했다. 끼리끼리 모여서 의견을 나누면 여러 의견을 절충해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기보다 오히려 더 극단적인 입장을 갖는 경향이 있어서다. 실험 결과, 인종적 편견이 있는 백인들은 토론을 거친 후에 인종적 편견이 더욱 심해졌다. 구성원의 교양 수준은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적 수준이 높은 연방판사들조차 비슷한 성향끼리 재판부를 구성하면 더 편향적인 판결을 내렸다. 법학자이자 인간행동 분야의 석학이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넛지》의 공동 저자로 잘 알려진 선스타인 교수는 《루머》 등을 통해 집단적 사고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 의사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선스타인은 소통을 위한 인터넷이 되려 불통과 극단주의를 부추겨 증오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과 가장 잘 들어맞는 토론방을 검색하고 선택한다.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 토론방은 떠난다. 비슷한 사고의 사람들끼리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을 거치면서 사고는 극단으로 치닫는다.” 선스타인은 이를 ‘집단극단화’라고 규정했다. 1930년대 파시즘, 1990년대 이후 테러리즘, 사이비 종교 등을 집단극단화 사례이다. 2008년 금융위기와 주기적인 부동산 가격 폭락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다. 절대 다수의 전문가와 시장 참여자들이 경제 낙관론과 부동산 불패론을 서로 키우는 바람에 닥쳐올 위험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선스타인은 ‘확증의 힘’과 ‘평판의 압력’이 집단극단화의 원인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면 자신이 옳다는 생각을 굳힌다(확증한다). 또는 무엇이 옳은지 알면서도 좋은 평판을 위해 집단의 의견을 따르기도 한다. 이런 과정이 이어지면 ‘편향동화(偏向同化)’가 발생한다. 다른 의견은 어리석고 터무니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자신과 같은 주장만을 현명하고 논리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서 결국 자신의 입장을 더 강화하는 것을 말한다. 선스타인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링컨 행정부를 분석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집단극단화가 원인이었다. 부시 행정부는 동질성이 강한 ‘라이벌이 아닌 사람들의 팀(team of unrivals)’이었다. 반대 의견은 충성심 부족으로 간주됐다. 전쟁 명분이었던 ‘이라크의 살상무기 확보’가 사실이 아니라는 첩보가 있었지만 무시됐다. 특정 사고를 공유하는 집단이 의사 결정을 할 때 야기되는 실패를 그대로 보여줬다. 반면 링컨 대통령의 성공은 이른바 ‘서로 라이벌인 사람들의 팀(team of rivals)’ 덕분이었다. 링컨은 자기 생각에 이의를 달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선택했다. 그들의 주장을 하나하나 검토해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다. 조직 내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이루는 것이 집단극단화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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