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_창업일지 03. 피벗을 결정하다 - 2 1. 빠른 속도의 가설 검증 사이클을 통해 우리 팀이 궁극적으로 얻었던 건 두가지였다. 진짜 최소 단위의 가설 검증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적어도
#나의_창업일지 03. 피벗을 결정하다 - 2 1. 빠른 속도의 가설 검증 사이클을 통해 우리 팀이 궁극적으로 얻었던 건 두가지였다. 진짜 최소 단위의 가설 검증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적어도 우리가 아지트에서 했던 것처럼 하면 안된다는 것), 그리고 우리 팀은 작은 프로덕트를 만들고 확인하고 넘어가는, 이런 걸 잘하고 좋아한다는 것. 이걸 알고 아지트를 다시 보니 했어야 했던 것과 하지 말았어야 했던 것들이 명확히 보이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미 부실하게 공사된 건물이라 다시 무너뜨리고 새로 지어야 할 것 같은데, 어차피 무너뜨릴 거라면 굳이 아지트라는 건물을 다시 지어야 할까? 이제서야 우리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 것 같은데, 그냥 그런 프로덕트를 처음부터 다시 짓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2. 마지막으로 그동안 아지트에 쌓인 유저 데이터를 뜯어보기로 했다.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했던 ‘채팅-음성-영상을 넘나드는 대화 형식’부터, 방이 유지되는 영상통화, 쉽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방식 등 얽혀있는 가설을 하나씩 풀어보았다. 꽤 워킹했던 기능도 있었다. 특히 이모티콘 비슷한 방식으로 친구를 불러내는 기능은 정량적으로도, 정성적으로도 유의미한 데이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핵심 기능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새로운 유저를 불러오거나, 기존 유저를 락인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발견했다. 결국 아지트를 다시 쌓기로 결정하더라도 갈 길이 멀기에, 그것보다는 팀핏에 잘 맞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게 더 빠르게 더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우리는 아지트를 완전히 내려놓게 되었다. 3. 선택의 순간, 어떤 선택이 옳을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다. ‘이 선택을 내렸다가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지?’ 부터 ‘이 선택 하나 때문에 모든 게 다 잘못되면 어떡하지?’ 등등의 생각을 거듭하며 3일 정도를 밤을 새 가며 고민했던 것 같다. 그 때 내린 결론은 애초에 옳은 선택은 없다는 것, 그리고 선택의 순간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선택을 옳게 만들기 위한 이후의 노력이라는 것이었다. 사실 핵심 가설이 실패했다고 해도 워킹했던 다른 기능들을 잘 살렸다면 아지트는 성공했을 수 있다. 혹은 핵심 가설은 덜 검증된 것 뿐, 실패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모든 것을 견뎌내고 되게 만드는 돌파구를 찾을 때까지 딥다이브 했다면 방법을 찾았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이건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고, 그냥 나름의 이유를 가진 선택이었을 뿐이다. 한 번 결정한 이상 그 선택이 옳았나를 돌아보는 건 우리에게 더이상 아무 의미가 없었고, 우리는 그 선택을 옳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기로 다짐했다. 4. 피벗을 결정할 당시 우리는 VC인 스프링캠프에서 지원해 주시는 사무 공간에 입주해 있는데, 신기하게도 그곳에 들어온 거의 모든 팀들이 다 피벗을 결정했고, 팀을 깼다. 아무래도 다른 팀들이 일하는 방식을 지켜보면서 시야가 넓어져서 다들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나 싶다. 그 때 그 공간에 있는 분들과 커피챗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피벗하면서 어떻게 팀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에 관한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대표의 역할이 크지 않았나 싶다. 우리 팀은 (물론 팀 핏도 잘 맞았지만) 대표가 굉장히 강한 동기를 가지고 사업을 하고 싶어했고, 팀에 대해서도 강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나머지 팀원들은 그냥 동기부여된 대표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그 사람이 우리에게 갖는 믿음을 보면서 당연히 우리는 답을 찾을 거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그래서 제품 피벗을 결정하면서도 팀을 깨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다음 편 보러가기 https://careerly.co.kr/comments/60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