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돈과 권력을 추구하는 삶을 낮추어 보는 한편 경험과 지식을 추구하는 태도를 높게 평가한다. 젊을 때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승연 작가는 앤서니 보데인의
우리는 돈과 권력을 추구하는 삶을 낮추어 보는 한편 경험과 지식을 추구하는 태도를 높게 평가한다. 젊을 때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승연 작가는 앤서니 보데인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Road runner를 보고 이렇게 말한다. “경험과 지식도 지나치게 추구하면 돈과 권력에 집착하는 것과 똑같이 위험하다.” 이어서 현대 사회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행복과 양립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성공한 현대인들은 대체로 높은 심리적 불안감을 가지고 있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고, 한 가지에 몰입한다고. 이 대목에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떠올랐다. 2021년, 책을 출간한 후 많은 기회를 얻었다.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뉴스레터를 발행하며 멋진 사람들을 만났다. 기회는 복리 이자처럼 눈덩이처럼 데굴데굴 구르며 커졌다. 꿈꾸던 삶을 사는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멋진 사람들의 속마음은 나처럼 불안하고 예민하다는 것을 알았다. 나보다 더 행복할 줄 알았는데 나보다 더 충만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들처럼 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퇴근 후 쉬지도 못하고 글을 쓰고 있는데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사는 게 아니라면 나의 노력은 어디를 향해 가는 거지? 작가로서 더 유명해지면, 더 좋은 회사에 다니면, 돈을 더 많이 벌면 인생이 더 살맛 날 줄 알았다. 이 악물고 열심히 해서 거기까지 간 거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그런데 그 곳에 가도 여전히 사는 게 어렵다니 힘이 어찌나 빠지던지. 새로운 경험이 나를 성장시킬 것이라는 주문을 그만두기로 했다. 매일 허들 넘기 하듯 달려가는 삶, 어제보다 더 나은 삶, 성장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삶. 이거 혹시 내 불안과 예민함, 집착이 만들어낸 허구의 세계인 것 아닐까? 의심스러워졌다. 무언가를 이뤄야만 행복한 삶, 뭐가 되야만 만족스러운 삶은 더 이상 살지 않기로 했다. 지금 그대로도 충분한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