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7월, 미국의 일간 신문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에는 세상을 떠난 애인인 ‘제시카(Jessica Pereira)’와 챗봇을 통해 대화한
> 2021년 7월, 미국의 일간 신문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에는 세상을 떠난 애인인 ‘제시카(Jessica Pereira)’와 챗봇을 통해 대화한 ‘조슈아(Joshua Barbeau)’라는 남자의 이야기가 보도됐습니다. 2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제시카를 못 잊어 생전에 남긴 제시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챗봇을 만들어 대화를 나눈 조슈아는 이 챗봇 개발에 ‘디셈버 프로젝트(December Project)’라는 웹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디셈버 프로젝트는 프로그래머 제이슨(Jason Rohrer)이 ‘Open-AI’가 개발한 ‘GPT-3’를 이용해 챗봇을 만들어 주는 웹 사이트입니다. 디셈버 프로젝트 외에도 ‘히어애프터(HereAfter)’, ‘라이프노트(Lifenaut)’, ‘이터님(Eternime)’, ‘레플리카(Replika)’ 등의 스타트업이 고인과 대화할 수 있는 챗봇 개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챗봇 개발에는 고인이 생전에 남긴 SNS 데이터, 동영상, 사진, 채팅 기록 등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합니다. 이 중 레플리카의 창업자는 사랑하는 애인을 잃고 난 후 고인의 데이터를 이용해 챗봇을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죠. 이렇게 고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든 챗봇을 ‘슬픔 봇(Grief Bot)’이라고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2020년 초, MBC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서는 어린 딸을 떠나 보낸 어머니가 인공지능 기술과 ‘VR(Virtual Reality)’ 기술을 이용해 가상의 공간에서 딸을 만나는 내용이 방영돼 많은 사람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그리고 2021년에는 고인이 된 아내를 만나는 2편이 방영돼 또 다시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죠. 이 밖에도 고인이 된 ‘신해철’, ‘터틀맨’, ‘김현식’ 등과 같은 가수를 소환하는 방송도 있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과 홀로그램 영상으로 되살아난 이들은 추억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또 다른 방송에서는 김광석의 노래도 울려퍼졌습니다. 첨단 기술을 이용해 고인을 되살릴 때마다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잘못된 학습 데이터에 따른 오염된 챗봇의 편향성 문제입니다. 이루다와 테이의 사례와 같이 챗봇은 이용하는 사람에 따라 왜곡된 방향으로 대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고인을 모사한 챗봇의 경우, 살아남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한 걱정도 있습니다. 일본의 로봇 공학자 ‘모리 마사히로(Mori Masahiro)’는 로봇이 점점 더 사람의 모습과 비슷할수록 로봇에게 느끼는 호감도가 증가하다가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강한 거부감으로 바뀌고 이후 로봇의 외모와 행동이 사람과 거의 구별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다시 호감도가 증가하는데, 이 중 호감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구간을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라고 정의했습니다. 사람과 비슷하지 않은 로봇이 사람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으면 호감도는 증가하고, 사람과 매우 비슷한 로봇이 사람과 닮지 않은 특성을 갖고 있으면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것으로, 불쾌한 골짜기에 있는 로봇은 사람과 비슷하지만,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이죠. > 남아 있는 데이터로 고인을 되살리는 시도는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할까요, 아니면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을 정해야 할까요? 이런 철학적인 물음과는 별개로 비슷한 사례는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