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픽사는 자신들이 일하는 곳을 사무실이 아니라, '캠퍼스'라고 불러요. 이름에서부터 자유로움이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죠. 2. 물론 이름만 캠퍼스인 건 아니에요. 캠퍼스 공간 역시도 창의성을
1. 픽사는 자신들이 일하는 곳을 사무실이 아니라, '캠퍼스'라고 불러요. 이름에서부터 자유로움이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죠. 2. 물론 이름만 캠퍼스인 건 아니에요. 캠퍼스 공간 역시도 창의성을 고취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다 설계되어 있죠. 특히 픽사의 창업자들은 창의성은 사람들의 생각이 연결되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믿었기에, 의도적으로 사람들이 더 자주 마주칠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했어요. 3. 특히나 괴팍한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이 더 자주 마주치게 하기 위해 화장실을 일부러 하나만 만들 생각까지 했어요. 화장실이 하나면 모두 구성원들이 어쩌다 한 번씩은 다 만나게 될 테니까요. 물론 이로 인한 엄청난 불편함이 생길 것이 뻔하기에, 스티브 잡스의 아이디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4. 그리고 사람들은 간과하지만, 무언가를 창조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집중과 몰입의 시간이 필요해요. 매니저는 시간을 쪼개서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지만, 메이커 즉 창작자에게는 통으로 쓸 수 있는 집중과 몰입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죠. 이를 위한 별도의 공간도 필요하고요. 5. 그래서 픽사는 캠퍼스 내에 창작자들이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이나 팀 공간을 만들어줘요. 그리고 그 공간 또한 자신이 취향대로 마음껏 꾸밀 수 있도록 해주죠. 6. 독립적인 창작 공간을 만들되, 캠퍼스 전체는 사람들끼리 더 자주 만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 픽사가 끊임없이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배경 중에는 이처럼 창작의 과정을 이해한 물리적 설계가 있었던 셈이죠. 7. 물론 공간만 창의적으로 꾸린다고 해서 창의성이 저절로 만들어지지는 않아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열광하는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치열하고 지독한 과정이 필요하죠. 픽사가 가진 또 하나의 특이점은, 이 과정을 하나의 프로세스로 정립했다는 거예요. 8. 회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참고할 만한 모델을 찾아다녔던 픽사의 창업자 에드 캣멀은, 어느 날 애니메이션의 제작 과정이 자동차의 생산 과정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고, 흔히 린 프로덕션이라고 불리는 도요타의 생산 시스템은 애니메이션의 창작에 최적화되도록 변형했어요. 9. 그렇게 도요타가 했던 것처럼, 작품이나 아이디어에 어떤 문제가 있으면 조기에 이를 발견하고 수정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었고, 창작자들이 어떤 문제에 처하면 이를 위한 돕기 위한 ‘브레인 트러스트'라는 제도 또한 만들었어요. 10. 그리고 픽사는 창작의 어려움에 직면한 구성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요. 1) 창작의 과정이 고통스럽고 지난한 걸 너무나 잘 알기에, 우리가 이를 줄여주는 프로세스를 잘 만들었다. 그러니 이 프로세스를 신뢰하라! 2) 그리고 어떤 어려움이든지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라. 그러면 회사의 브레인들이 너를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11. 쉽게 말해, ‘회사의 프로세스와 브레인을 신뢰하라’는 것이죠. 12. 흔히 사람들은 콘텐츠 비즈니스는 불확실성이 높다고 해요. 어떤 콘텐츠가 흥행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고, 창의성이라는 것 자체도 예측불가능한 영역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걸 통제할 수 없다는 말만 해요. 13. 그런데 말이죠. 픽사의 창업자들은, 이 안에서도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무언가를 탐구했어요. 그렇게 공간과 프로세스를 설계했고요. 14. 물론 모든 게 이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픽사는 현재 전 세계 역사상 가장 흥행 확률이 높은 콘텐츠 제작자가 되고 있어요. 15. 어쩌면 무엇이 얼마나 불확실하느냐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있어요. 콘텐츠뿐 아니라, 세상은 늘 변화무쌍하고 요동치니까요. 그렇기에 어쩌면 정말 중요한 건 수많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내가 혹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것들을 잘 컨트롤하는 게 아닐까요? 16. 스스로가 통제할 수 있는 것조차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면서 무언가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언감생심일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