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길 수 없는 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하지만 피할 수 없을 때가 더 많다는 것이 문제다. 만약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즐기지는 못하더라도 이 과정이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즐길 수 없는 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하지만 피할 수 없을 때가 더 많다는 것이 문제다. 만약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즐기지는 못하더라도 이 과정이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스트레스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있다.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앨리아 크럼 교수와 동료들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사람들에게 약간의 스트레스가 수행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영상을 보게 하거나, 또는 스트레스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영상을 보게 했다. 그 이후 사람들에게 면접 연습이라고 하면서 8분간 발표를 하게 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면접관이 끄덕이고 미소짓는 모습과 함께 내용이 좋았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했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면접관이 갸우뚱하는 모습과 함께 내용이 분명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줬다. 그러면서 이렇게 스트레스가 심한 과제를 하는 동안, 사람들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준과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스트레스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힘든 과제를 수행해도 과제 전후로 긍정적 정서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제 수행 후 결과가 좋지 않아도 (면접관의 부정적 피드백) 스트레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기분이 더 나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에게 과제가 끝난 후 긍정적인 단어들과 부정적인 단어들을 보여줬을 때, 긍정적인 단어에 더 빨리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자극에 주의를 더 많이 기울이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스트레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창의성 테스트에서 더 높은 창의력을 보이기도 했다. 스트레스가 나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힘든 일을 비교적 잘 버티게 되고 나아가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해서 자기통제력에 대한 연구 결과도 있다. 자기통제력이 높은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 결국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것이고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자기통제력이 낮은 사람들은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한다. 일이든 공부든 운동이든 싫고 힘든 것은 매한가지이다. 그래도 어쨌든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 상황이 조금이나마 더 낫게 느껴지는 것이다. 내 마음대로 살 수 없는 인생이지만,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적어도 어느 정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런 생각들이 삶을 조금이나마 쉽게 버틸 수 있게 도와준다는 사실은 위안으로 다가온다. 물론 모든 일이 실제로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어떻게 생각해도 나를 위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나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그만 둬야 하는 순간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