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 '정상적'이라는 판타지에서 벗어나기 ] 01. 브런치에서 정말 흥미로운 글을 발견했습니다. 이 글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를 예시로 들며 '정상성'이라는 우리 시대의 영원한 환상을 고찰하는

[ '정상적'이라는 판타지에서 벗어나기 ] 01. 브런치에서 정말 흥미로운 글을 발견했습니다. 이 글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를 예시로 들며 '정상성'이라는 우리 시대의 영원한 환상을 고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문에 제가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책 도 언급되어 있어 더더욱 반가웠죠. 02. 필자 역시 콕 집어내고 있지만 이 책에서 가장 감명 깊은 구절을 하나 고르라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한때 가지고 있었다고 믿는 어떤 정상성을 되찾고 그곳으로 돌아가려고 발버둥 치는 일이다.' 어찌 보면 참 섬뜩한 문장이죠. 우리는 항상 다양성을 포용하고 조금이라도 나은 발전을 위해 산다고 버릇처럼 얘기하면서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저 '정상궤도'에 진입하는 것을 숙명의 과제로 삼으니 말입니다. 03. 근데 전 일을 할 때도 이와 비슷한 상황과 자주 마주합니다. '우리 이번엔 진짜 다른 거 한번 해보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0에서부터 쌓아올라 가보자!'라고 말하면서도 언제나 각자의 마음속에서는 적절한 타협을 할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시작하는 일들은 결국 어디선가 본 듯하고, 누구나 납득할만하고, 꼬투리 잡힐 만한 여지는 모두 도려낸 상태로 테이블에 올려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다듬었다', '디벨롭 했다'라고 표현하기도 하고요. 04. 아, 물론 저도 현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획의 끝은 결국 다듬고 디벨롭 하는 게 맞으니까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더 촘촘하고 뾰족한 무엇인가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위 글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우리가 암묵적으로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포인트를 원점으로 잡고 기획을 시작한다면 결국 그 결과물은 늘상 제자리를 맴돌 확률이 큽니다. 오히려 본질은 그대로 두고 이를 가리고 포장하는 데만 더 열을 올릴지도 모르죠. 저는 이런 모습이 마치 실로 고정해둔 펜과 닮아있다고 봐요. 적당히 정해놓은 범주를 벗어나지 않은 선에서만 각자의 생각을 펼쳐보는 안전막처럼 말입니다. 05. 따라서 어느 분야를 막론하든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일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했으면 좋겠습니다. 효율과 퍼포먼스를 위해 범주화될 수 없는 것들까지 범주화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인사이트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기 위해 'N 가지 법칙'이라 부르는 표현을 남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신 세상에 이런 것도 있고, 이런 방식으로 작동하기도 한다는 걸 있는 그대로 상세히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기를 바라봅니다. 흩어진 구슬을 꼭 주머니에 담아 카테고라이징 하지 않아도 뭐라 하지 않는 그런 문화 말이죠. 06. 당연히 저부터도 반성합니다. 3년 전 저 책을 읽으면서 '아 나도 뭔가 표준에 집착하는 용어는 되도록 쓰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는데 요즘을 돌아보니 아무 생각 없이 또 반복해 쓰고 있었던 거 같거든요. 그러니 이 기회에 또 한 번 자세를 가다듬는 시도를 해봐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 제목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아니라 그냥 '다른 변호사 우영우'라고 했어도 괜찮았겠군요.)

알림

알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