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번 포스트를 쓸 때의 나와 02번의 포스트를 쓸 때의 상태가 너무 달라 기록해보고자 한다. 01번의 포스트에서는 건강한 나의 버전에서 스타트업 대표로서 삶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나가기 위한 스트
01번 포스트를 쓸 때의 나와 02번의 포스트를 쓸 때의 상태가 너무 달라 기록해보고자 한다. 01번의 포스트에서는 건강한 나의 버전에서 스타트업 대표로서 삶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나가기 위한 스트레스 해소법과 업무 집중법에 관해 썻다고 하면, 이번에는 불건강한 나의 버전에서 스타트업 대표로서 비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을 써보려고 한다. 번아웃 아닌 번아웃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구렁텅이에 빠졌다가 돌아오는 것으로 봐서는 아직은 완전한 번아웃은 아닌 것 같다. 불건강한 버전의 나는 규칙적인 시간에 눈이 떠지지 않고 아침에 눈을 뜨고 침대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 그냥 누워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드는데 전화가 울린다. 자료를 요청하고, 또 자료를 요청하고, 무언가를 결정해야한다. 어쩔 수 없이 급하게 일어나 컴퓨터 앞으로 가서 급한 서류 처리를 한다. 명상이고 아침 스트레칭이고 유기농 시리얼이고 없다. 급하게 서류 쳐내다 보면 시간이 금방 12시가 된다. 이제 1년차 스타트업에게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서울 오피스는 사치라 재택으로 버티다 버티다 보니 우울증이 올 것 같았다. 사람 소리가 그리운데도 카페까지 나가는 길이 멀게 느껴진다. 미팅이 없는 날은 하루종일 집에 갇혀 서류나 자료를 만들다가 끝나 버리는 날도 있었다. 극 외향형은 아니지만 나는 스트레스를 좋은 사람들과 모여 웃고 떠들면서 보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건 뭐… 사업 얘기하다 서로 의견 틀어지면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온 오프가 제대로 안되 자기 전까지 심지어 잠 자면서도 사업 생각 뿐이다 보니 친구들을 만나도 공감대 형성하는 것이 어려워져 버렸다. 업무와 결정해야하는 일이 과중해질 때는 휴식 시간에 대한 구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이 아무래도 일의 생산력도 떨어뜨리고 사업에 대한 의지도 꺽어버리는 경우들이 생기는 것 같다. 하지만 어쨋든 기본 스텐스는 빠른 실행이다 보니 아이디어가 발생하면 프로젝트를 바로바로 진행하게 되고 그런 프로젝트들이 쌓이다 보니 선택과 집중이 되질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많다. 하지만 떼놓고 봐도 붙여놓고 봐도 모두 중요하니 어느 하나만 파는 것이 대표의 입장에서는 쉽지가 않다. 구인에 대한 문제도 많았다. 스타트업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거나 특성을 모르는 친구들을 고용해도 금방 나가 버리거나 면접 도중 중도 포기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래서 결국 함께 성장을 도모하는 조건의 팀멤버들을 필요한 포지션에서 구인을 하게 되어 이야기를 해나가고 있으나 이 또한 대표로서 더욱 중책을 맡게 된다는 부담감에 허우적 거리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2주 동안은 정말 불건강의 끝판왕이었던 것 같다. 식사 시간도 불규칙하고 먹는 음식도 부실했고 마라탕만 땡겻다. 그것도 밤 11시에. 우영우를 보며 마라탕을 신나게 먹고 드라마에 감동해서 울다가 내 처지가 비참해서 울다가 그렇게 잠드는 나날이 늘어났다. 지금 이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을 조금 더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인데, 대표의 자리에서 외로움을 크게 느꼇던 것 같다. 친구들을 만나도 예전의 나와 너무 다르다는 생각을 지우는 것이 쉽지 않았고, 평소에 하는 생각과 빠른 판단과 업무 방식이 직장인 친구들과도 이제는 엄마가 된 여자 친구들과도 너무 동떨어진 자리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 많았다. 뭐가 됐든 대표라는 이 자리는 고독하고 외롭고 책임이 막중한 자리이다. 아직 애기 스타트업으로 매일 매일 성장해야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나”라는 개인이 그 성장을 따라가기 위해 힘에 붙이는 것일까? 다들 이런 경험을 하는걸까? 지금 나는 다시 건강화 모드로 돌아가기 위한 예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