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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는 증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주식 트레이더와 채권(정확히는 FICC) 트레이더의 고용 시장이 꽤 차이 난다는 사실이 재미있었습니다. 주식 쪽은 느슨한 협력 관계의 개인 사업자 같았습니다

1. 저는 증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주식 트레이더와 채권(정확히는 FICC) 트레이더의 고용 시장이 꽤 차이 난다는 사실이 재미있었습니다. 주식 쪽은 느슨한 협력 관계의 개인 사업자 같았습니다. 각자 자료를 찾아 분석하고 기업 탐방 가고 재량 껏 매매했죠. 채권 쪽은 위계질서가 좀 더 강하게 존재하고 체계적이었습니다. 트레이더를 지원하는 결제, 자금 및 담보 관리 연계도 필수였습니다. 채권 트레이딩은 전형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곳이었습니다. 더 많은 자본이 있어서 낮은 금리 조달이 가능한 쪽이 대체로 이깁니다. 그래서 직장 그만두고 개인 투자로 먹고 산다는 주식 트레이더는 많이 봤어도 채권 쪽은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2. 그런 면에서 데이터 관련 직군(DS, DE, MLE 등)은 채권 트레이더와 성격이 비슷합니다. 데이터와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기업에서 일한다는 사실 만으로 고용 시장에서의 가치가 올라갑니다. 반대로 아무리 뛰어난 개인도 프리랜서로 나와 크게 성공하기가 어렵습니다. 양질의 데이터를 접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권력이고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요즘 유행하는 MLOps는 건축물과 비슷해서 도면(이론)만 읽어서는 바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CI/CD를 통해 배포를 몇 차례 해봐야 체득이 되는데, 이것 역시 ML 서비스가 발전한 기업에서나 경험이 가능합니다. 3. 저는 회사의 교섭력이 약한 고용 시장을 꿈꾸지만 안타깝게도 상황은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점차 확장되고 있습니다. 리서치 사이언티스트의 경우 이제 대형 모델을 갖고 있지 않은 기업에서 논문 쓰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사실 귀납적 편향 vs. 데이터, 이 주제로 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인과 관계 추론과 베이즈 네트워크 연구로 잘 알려진, 튜링 상 수상자 주데아 펄 박사는 2020년 트위터에서 다음과 같이 경고했습니다. 벌써 2년이 지났는데 박사님의 말과는 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군요? "ML은 3~5년 안에 예전 같지 않게 될 것입니다. 현재의 데이터 중심 패러다임을 계속 추종하는 ML 분야 종사자는 실업자까지는 아니어도 본인이 한물갔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명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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