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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남의 머리만 깎다가 내 머리 밀기시작했다(1) 매번 클라이언트한테 브랜드북 만들어주고, 지적질만 했지, 우리 회사 인터널 브랜딩에는 신경쓰지 못했다. 이번에 큰맘먹고 3달 이내에는 컬쳐북을

맨날 남의 머리만 깎다가 내 머리 밀기시작했다(1) 매번 클라이언트한테 브랜드북 만들어주고, 지적질만 했지, 우리 회사 인터널 브랜딩에는 신경쓰지 못했다. 이번에 큰맘먹고 3달 이내에는 컬쳐북을 끝내리라 다짐하며, 직원들과 함께한 1문 1문1답 이야기들 ---- 류민하 콘텐츠 에디터(이하 '류디터'): '탁월한 자기다움으로 고객의 성공을 돕는다'는 미션을 듣고 '자기다움'이라는 단어가 무척 인상 깊었어요. 어떤 의미로 쓰신 건가요? '차별화'와는 다른 걸까요? 문수정 대표(이하 '문댚'): 아주 중요한 질문이네요. '차별화'는 남과 다르다, 남보다 뛰어나다는 의미로 쓰죠. 그런데 '자기다움'은 그런 비교 우위를 전제하고 있지 않아요. 그저 '나'와 어울리는 것, '나' 그 자체가 되는 것에 충실할 뿐이에요. 저는 모든 사람이 제각각 타고난 쓸모와 사명을 지니고 태어났다고 생각해요. 그 사명을 발견하고 이루다 보면 세상을 유익하게 만들기도 하죠. 그게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돈키호테처럼 괴짜스럽기만한 '자기다움'은 큰 의미가 없어요. 그래서 '자기다움' 앞에 '탁월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어요. 최희준 이사(이하 '최희사'): 전 '차별화'는 단편적이고 일시적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어떤 사람이 가게를 새로 연다고 했을 때, 상권의 배후지역 조사를 실시해서 그걸 바탕으로 가게를 열면 '차별화'가 이뤄집니다. 하지만 그런 식의 '차별화'는 가게를 연 그다음 날 바로 사라질 수 있죠. 다른 사람도 얼마든지 같은 배후지역 조사를 참고해서 가게를 열 수 있으니까요. 반면 '자기다움'에 기반해서 연 가게에는 1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계속 손님이 찾아옵니다. '자기다움'은 내 안에 있는 것이고, 언제 발휘하든 가치를 드러내기 때문이죠. 물론 '자기다움'에 집중하다 보면 '차별화'라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내 '자기다움'의 유익함이 확실하다면 그 점을 좋아해 주는 고객이 나를 찾아올 겁니다. 문댚: 근데 요즘 정말 '차별화' 중독시대잖아요. 인스타그램을 보면 모든 브랜드가 자신의 '다름'을 부각하는 데 혈안이 된 듯하고요. 그런데 내실 없이 '자극적이고 새로운 것' 자체에만 집착하는 브랜드는 결국 얼마 못 가서 매출 그래프가 꺾이더라고요. 그런 브랜드가 내세우는 '다름'은 유행이 퍼지고, 사람들이 한 번씩 다 경험해본 그 시점부터 생명력을 잃기 때문인 것 같아요. 중심이 되는 가치 없이 그저 남과 달라야 한다는 강박으로 만들어진 '차별화'는 결국 식상해지죠. 전 '잘하는 것'보다 '오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편인데, 오래가는 힘이 바로 '자기다움의 본질'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마케팅 전술에 국한된 '차별화'와 달리, '자기다움'은 철학이자 존재 이유니까요. 매니정: 해병대 나온 사람들은 그 자부심을 전역하고 난 뒤에도 못 잊어요. 그 이유가 뭔지 생각해봤어요. 해병대에서는 해병대스러운 걸 엄청 좋아해요. '해병대다움'을 강조하면서 소속감을 강화하죠. 실제로 '이건 해병대답지 않아, 이건 땅개스러워.' 그런 이야기도 많이 해요. 그러다 보면 해병대를 나온 사람끼리는 쓰는 말이 비슷해지죠. 그걸 경험하고 지켜보면서 재미있었어요. 마찬가지로 누군가 앤씨컨설팅에 '좋은 브랜딩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우리 중 누가 답변해도 같은 언어로 답변하고 있다면 '앤씨다움'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류디터: 처음 출근한 날 '앤씨 브랜드 가이드' 교육을 들으면서, 핵심가치인 '발전'과 '화합'이 '자기다움'이라는 미션을 기둥처럼 받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이해한 게 맞을까요? 수많은 가치 중 '발전'과 '화합'이 우리 회사에 가장 중요하다고 보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문댚: 미션과 핵심가치 사이의 관계는 에디터님 말씀대로예요. 핵심가치를 정할 때, 우리가 앞으로 지켰으면 하는 새로운 가치를 고른 게 아니에요. 회사에 이미 공기처럼 떠다니고 있던 '앤씨다움'을 잘 나타내줄 단어를 찾은 거죠. '우리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하는가' 같은 질문을 계속 던진 끝에 발견한 단어가 '발전'과 '화합'이었어요. 매니정: 진화론의 관점으로 이야기해보자면, '발전'은 생존을 위해 당연히 필요하죠. 아무리 잘나가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변화하는데, 기존 성공 공식에만 머물러 있으면 도태되잖아요. 그러니 계속 발전해야만 하죠. 그런데 이 '발전'이라는 키워드는 자칫 잘못하면 '계속 더 높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뜻으로 오해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의미가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느냐가 '발전'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문댚: 매니저님이 중요한 포인트를 설명해주셨어요. 발전했는지, 안 했는지, 얼마나 했는지 따져서 압박을 주기 위한 핵심가치가 아니에요. 만약 '발전'이라는 단어로 부담을 느끼게 하려는 거였다면, 제일 먼저 실천하고 모범을 보여야 하는 대표가 가장 부담스럽지 않겠어요? 이번 회식에서 삼겹살을 먹었으면 그다음 회식엔 한우를 먹어야 하고, 그다음에는 스시 오마카세나 파인 다이닝을 가야하고... 그렇게 못하면 직원들이 당장 '당신은 발전 안 하면서 우리보고만 발전하라고 하느냐'고 하겠죠. '발전'은 지향성을 담은 가치예요. 우리 모두가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일하면서, 성장하는 즐거움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을 '발전'이라는 어휘로 표현한 거죠. 최희사: 우리가 가려고 하는 목적지가 어디인지 알고, 실제 향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거지, 단어의 사전적 의미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봐요. 사전적 뜻에 집착하면 '무조건적인 발전, 발전을 위한 발전'으로 흐를 위험도 있죠. 정말 중요한 건 '왜 발전해야 하는가'인데도요. 사실 예전엔 '발전'과 '화합'이 아닌 다른 핵심가치가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 회사가 계속 변화하고 성장하는 중에, '지금'은 발전과 화합이 특히 필요하다고 판단한 거죠. 목적지로 가다 보면 참고해야 하는 이정표가 그때그때 달라지기도 하는 것처럼, 핵심가치는 회사의 성장단계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니정: 지금까지 너무 '발전' 이야기만 했네요. 진화하기 위해 강해지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정서적 교류를 나누면서 화합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발전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다 보면 서로 갈등을 겪고 회복하는 과정을 겪기도 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발전'과 '화합'은 참 좋은 페어링인 것 같아요. 문댚: 쉽게 말해서 '발전'이 일을 중심에 둔 가치라면, '화합'은 사람을 바라보는 가치라고 할 수 있어요. 너무 일만 봐도 안 되고, 너무 사람만 봐도 안 되고, 균형이 중요하죠. '발전'과 '화합'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지속가능한 성과로 연결될 테고요. 컨설팅이라는 일도 컨셉 디자인, 카피 라이팅, 데이터마이닝, 마케팅 분석과 집행 같은 여러 악기로 절묘한 하모니를 만들어야 하는 오케스트라 같아요. 그런 화합이 잘 이뤄지면 1+1이 2가 아니라 3 혹은 그 이상이 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거죠. 각 파트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지성을 믿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 그게 바로 화합이라고 생각합니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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