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생각하는 퀀트라고 하면 두꺼운 안경을 낀 채 어려운 수학과 코딩도 척척해내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퀀트라는 포지션이 요구하는 지식의 범주가 이과적인 스타일에 치우쳐져 있기 때문이
흔히 생각하는 퀀트라고 하면 두꺼운 안경을 낀 채 어려운 수학과 코딩도 척척해내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퀀트라는 포지션이 요구하는 지식의 범주가 이과적인 스타일에 치우쳐져 있기 때문이다. 흔히 퀀트가 알아야 하는 지식의 영역을 검색해 보면 수학과 통계, 프로그래밍 등이 튀어나온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퀀트를 지망하는 학생들 중에서는 이공계열 학생들이 대다수이고 문과생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수학적 머리가 되는 친구들이 많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매우 중요한 사실은 퀀트 또한 '비즈니스'라는 점이다. 즉, 수학과 통계, 프로그래밍은 이 비즈니스를 서포트하는 수단일 뿐이지 절대로 그것이 주체는 아니다. 이 말인즉슨 금융시장에서 퀀트를 하는 것과 연구소에서 연구를 하는 것은 아예 다른 성질의 것이라는 의미다. 많은 사람들이 퀀트를 계량적 방법을 사용하는 연구원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크나큰 착각이다. 퀀트는 계량적 방법론을 활용한 금융 비즈니스다. 즉, 금융시장에서 퀀트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돈을 벌어내는 것이 퀀트의 임무이자 역할이다. 퀀트가 비즈니스라는 그 명확한 본질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비즈니스 성과라는 책임 없이 오직 연구만을 하고 이를 통해 지적 성취감을 맛보고 싶다면 학계로 가야 한다. 금융시장은 지적 성취감을 맛보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 하지 않지만 그것이 수익화로 연결되어야만 한다. 또한 퀀트가 비즈니스라는 점에 입각해 더욱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같이 일하는 조직 구성원들과의 소통이다. 비즈니스는 절대로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퀀트가 어떤 회사, 어떤 포지션에 있든지 그에게는 무조건 고객과 동료가 있다. 자기 돈으로 개인 사무실에 혼자 매매를 하는 전업투자자가 아니라면 말이다. 자산운용사라면 당연히 펀드에 돈을 대는 고객들이 있을 거고, 프랍 트레이더라면 자기 자본을 내어주는 소속 회사 자체가 나의 고객이다. 내부 고객인 셈이다. 스스로 투자자문사를 차린다고 해도 펀딩을 해줄 수 있는 고객이 필요하다. 결국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을 설득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고객과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한 셈이다. 결국은 퀀트도 인간이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은 주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가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러한 상호작용이 싫다면 사실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왁자지껄한 저잣거리보다는 고매한 서원이 더 잘 어울린다. 퀀트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면 수학과 통계, 프로그래밍 지식도 필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세일즈, 마케팅, 브랜딩으로 퀀트를 보기 좋게 포장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나는 퀀트니까 수학, 코딩만 잘하면 되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결국 나의 아이디어를 누군가 사주어야만 그 아이디어가 실제로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퀀트는 IQ의 영역이 아닌 EQ의 영역까지 발을 넓혀 나갈 수 있는 비즈니스적 폴리매스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