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자녀를 둔 부모뿐 아니라 비혼·비출산·솔로인 2030세대에서도 큰 인기다. 이들은 “부모님에게 온전히 이해받지 못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뒤늦은 치유를 받는다”
오은영 박사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자녀를 둔 부모뿐 아니라 비혼·비출산·솔로인 2030세대에서도 큰 인기다. 이들은 “부모님에게 온전히 이해받지 못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뒤늦은 치유를 받는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논란도 잇따르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은 “오은영 박사가 자주 노출될수록 그의 메시지가 선택적으로 소비되면서 왜곡•곡해되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며 자신의 불행이나 성격 결함을 부모 탓으로 떠넘기며 부모를 원망하거나 혐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30대 직장인은 “최근 SNS를 보면 오은영 박사의 메시지를 공유한 사람이 자신이 돈이 없거나 연애를 하지 못하는 것 등 갖가지 문제의 원인을 부모의 양육에서 찾는 글이 적지 않다”며 “모든 책임을 부모에게 떠넘기는 듯한 느낌을 자주 받는다”고 말했다.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 성격이 진따 같아진 건 부모 탓” “방송을 보니 내 성격 망친 부모에게 성질부리고 싶다” “부모가 명절 용돈을 뺏어간 탓에 자립심이 없어졌다” “방송을 보니 선천적인 걸 제외하면 아이의 잘못은 다 부모 잘못” 같은 반응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는 “부모의 올바른 육아가 자녀의 태도와 성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오은영 박사의 메시지가 “지금 나의 불행과 성격적 결함은 부모가 나를 잘못 키운 탓”으로 오해되면서 변질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성장 과정에서 부모에게 학대 받았다면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부모에 대한 강한 분노와 원망의 정서가 형성될 수 있지만, 그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닌데도 자신의 불행을 부모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가 커지는 게 문제”라며, “일부 어른들이 마치 아이처럼 오은영 박사의 메시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오 박사의 메시지는 ‘어른이 어른답게 아이들을 포용하고 지킬 선을 명확히 알려주며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성인이라면 이런 메시지를 통해 스스로 더 어른다운 어른이 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하는데, 일부는 어른이 아닌 아이의 위치에 서서 ‘내가 아이일 때는 그런 좋은 어른이 없었지’와 같은 방식으로 오 박사의 메시지를 소비한다”고 지적했다. 동양철학자 임건순씨는 “한국 사회에 어른임에도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거나 ‘어른’이 되길 거부하는 어른이 적지 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개인의 상처를 스스로 이겨내고 더 성숙해지려는 ‘근대적 성인’의 관점보다 스스로를 아이의 위치에 두고 끊임없이 위로받으려는 ‘선량한 피해자 의식’이 우리 사회에 강하게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최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캠페인도 논란이 되었다. 캠페인 영상에는 아이가 식당에서 울거나 아이가 앞을 제대로 보지 않아 어른과 부딪혀 커피가 쏟아지며 옷이 더럽혀진 장면이 나온다. 오 박사는 “아이는 미숙한 점이 많으니 화내지 말고 ‘괜찮아’라고 말해주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폐를 끼친 아이가 사과하도록 가르쳐야지, 왜 피해를 입고도 배려하라고 강요하냐”며 반발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해당 캠페인과 오은영 박사에 대한 분노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아이의 잘못과 미숙함은 구분해야 하고, 만약 잘못으로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아이가 아니라 부모에게 표현하는 것이 성숙한 태도”라는 것이다. “아이는 미숙하기 때문에 어른이 아니라 아이인 것이다. 그런데 아이의 미숙함에 분노를 느끼고 이를 아이에게 직접 표현해야 한다고 느낀다면, 이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어른이 아닌 아이의 위치에 두고 ‘나는 저런 나쁜 아이가 아닌데 왜 미숙하고 나쁜 아이에게 화내지 말라고 하느냐’고 하는 것과 같다.” 동양철학자 임건순씨는 “분명한 점은 인간은 부모를 비롯한 타인들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만큼 성숙해져 간다는 것”이라며, “한국 사회가 근대적 의미에서 ‘성인’이 무엇인지 더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