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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사수가 없는 주니어는 어떻게 성장해야 하나요? ] * 몇몇 분들께서 1:1 메시지를 통해 질문사항을 보내주시곤 합니다. 그중 같이 한번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싶은 내용들을 추려서 Q&A로

[ Q. 사수가 없는 주니어는 어떻게 성장해야 하나요? ] * 몇몇 분들께서 1:1 메시지를 통해 질문사항을 보내주시곤 합니다. 그중 같이 한번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싶은 내용들을 추려서 Q&A로 다뤄보고자 합니다. 몇 편의 시리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제 생각을 성심성의껏 적어봅니다. 01. 며칠 전 주니어 분들에게 전하는 글을 올리고 나서 신입사원이나 저연차의 직장인 분들이 많은 질문을 주셨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유독 제 이목을 끄는 질문이 하나 있었죠. 질문을 주신 분은 유통 분야 대기업에서 신규 브랜드 런칭을 위해 만들어진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제 2년 차인데 본인과 팀장님 한 명 그리고 과차장급 선임 한 명이 팀 구성원의 전부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딱히 사수라 할 사람이 없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습니다. 팀 구성원들이 본인을 잘 챙겨주긴 하지만 아직도 배울 게 산더미인 본인에게 하나하나 알려주지는 않는다고 하더군요. 02. 저도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연차가 얼마 되지도 않던 시절에 TF로 겸임 발령이 난 적이 있었거든요. 제가 속한 팀에서는 고연차 시니어들과 붙어 일하고, TF에서는 이사님이 주시는 업무를 다이렉트로 받아 다시 다이렉트로 보고하는 일을 했습니다. 사수는커녕 심심이 같은 전용 챗봇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죠. 03. 그런데 의외로 많은 주니어들이 사수 없이 일하는 환경에 놓이곤 합니다. 스타트업 같은 곳은 말할 것도 없고 신입을 오랜만에 받아 본 부서는 사수가 하는 역할 자체를 까먹은 경우도 많죠. 그래서 주니어들은 엄마 없이 들판에서 홀로 잠이 깬 톰슨가젤 마냥 조심조심 스스로 먹이를 찾아다니는 신세가 됩니다. 내가 할 일을 나 스스로 찾아 나에게 부여하고, 나와 회의하고 나와 가상의 보고를 한 다음 '제가 이거라도 물어왔는데 한 번 보실래요?'라며 상사에게 들이미는 촌극이 벌어지죠. 04. '사수가 없어도 괜찮다', '버추얼 사수를 만들어라'라는 이상한 조언을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유로 사수가 없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 그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찾아야 합니다. 제가 제일 먼저 강조하는 것은 사수가 없더라도 우리 조직의 목표에 찰싹 달라붙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제가 사수가 없던 시절 저희 팀은 서비스 베이스가 전환되는 중요한 시점에 놓여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다들 혼이 반쯤 나가 있던 상태였죠. 그래서 저 역시 허드렛일처럼 보이는 작업들을 정신없이 했습니다만 그런 와중에도 우리 조직이 가장 관심에 두고 있는 목표를 함께 공유 받고 이해하고자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회의에서 모르는 용어들이 나오면 동료 개발자들이라도 찾아가 물었고, 누군가 한 번이라도 언급했던 트렌드는 최대한 제 수준에서 리서치해 본 다음 그때그때 공유했습니다. 05. 물론 그런다고 해서 '쟤는 사수 없어도 잘하네'라든가 '저 녀석. 기특한데 더 큰일을 맡겨야겠군' 같은 장밋빛 내일은 쉽게 오지 않았죠. 현실은 만화가 아니니까요. 대신 사람들에게 딱 하나 심어준 인식은 있었습니다. '쟤는 능동적이다. 그래서 뭐든 하려고 한다.'는 인식이었죠. 그리고 이런 애티튜드는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을 끌어오는 기회도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불안한 시기를 벗어나고 싶어 발버둥 친 게 그래도 어느 정도 성과는 있었던 셈이죠. 06. 그리고 저는 3개월 단위로 성장 목표를 정했습니다. 성장이라는 워딩이 우스울 정도로 보잘것없는 목표들이 대부분이었지만 3개월 안에 제가 꼭 마스터하고 싶은 스킬이나 정복하고 싶은 개념이 있으면 그것들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건 제가 무슨 성장에 목마른 욕망 덩어리여서 그런 게 아니라 언제든 누가 '너 요즘 뭐 하니?'라고 물어보면 준비된 대답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엄마 톰슨가젤이 돌아오면 '엄마 저 놀지 않았어요. 나름 풀떼기라도 뜯고 걸음마 연습이라도 했는걸요'라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거였죠. 07. 마지막으로는 사수 아래에서 일하는 동기나 비슷한 연차의 다른 회사 친구들은 어떤 과제를 받는지 물어봤습니다. 제아무리 스스로 발버둥 친대도 저 혼자 시뮬레이션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 친구들이 받아오는 일들과 제 일을 비교해 보며 내가 지금 수준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는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를 가늠해 보았습니다. 저는 이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분야가 전혀 다르더라도 대부분 주니어에게 기대하는 역량과 애티튜드는 크게 차이 나지 않았으니까요. 08. 정리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사수는 있는 게 좋습니다. (아니 사실 있어야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늘 각자의 사정이 있으니 여차여차해서 사수가 없는 채로 일해야 한다면 당장 주어지는 태스크 외에도 스스로를 업데이트 시킬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눈앞의 일에 집중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조직의 목표를 같이 체감해야 하고, 짧은 단위의 성장 목표를 세워 실천해 보기도 해야 하고, 때로는 비슷한 연차의 친구들은 사수로부터 어떤 과제를 받고 어떤 방식으로 함께 일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09. 위에서 설명드린 방법이 모두 만만치 않은 것들이지만 제가 사수가 없이 일하던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가 작게나마 위로가 될까 하여 전해드립니다. "사수 없이 일하는 주니어들이 솔직히 딱해 보이긴 하지. 근데 한 가지 장점도 있어. 사수 뒤에 숨어있지 않으니까 그 친구 자체가 보이거든. 그러니 사수 없는 주니어는 진짜 자기 하기 나름인 거야. 프로 데뷔와 함께 바로 1군 무대에 오르는 운동선수들처럼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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