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그게 일이든 공부든 ‘마지막에 조금만 더했더라면’하고 후회하는 경우들이 있다. 숫자로 표현하자면 무려 90의 크기에 해당하는 일을 했지만, 돌이켜 보니 후반에 10만 더했더라면 일의 결과
살다 보면 그게 일이든 공부든 ‘마지막에 조금만 더했더라면’하고 후회하는 경우들이 있다. 숫자로 표현하자면 무려 90의 크기에 해당하는 일을 했지만, 돌이켜 보니 후반에 10만 더했더라면 일의 결과가 훨씬 더 좋아질 수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는 모든 경우들이다. 그렇다면 ‘이만하면 되었다’는 후반부의 나태함을 이겨내고 막판까지 노력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간이 이른바 막판 스퍼트를 낼 수 있는 경우는, 성공의 확률이 가시적으로 매우 높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뿐이다. 즉, 사람은 후반으로 갈수록 될 것 같은 일에만 힘을 낼 수 있고 노력을 더할 수 있다. 자신들의 관심 분야를 ‘향상(improvement)’이라고 강조해 온 뉴욕대 조슈아 루이스(Joshua Lewis) 교수와 그의 스승인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조지프 시몬스(Joseph Simmons) 교수가 이를 잘 보여주는 연구를 최근에 발표했다. 즉, 어떻게 일의 완성도를 높이는 마지막 한 발을 더 가게 만들 수 있느냐에 대한 내용이다. 사실,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는 두 사람 역시 어떤 일의 목표 달성 확률이 이미 일정 수준으로 높아진 상태에서는 ‘이제 이만하면 됐다’라는 식의 나태함이 자연스럽게 마음에 자리 잡으면서 노력을 덜 기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구진 스스로가 자신들의 논문에서 실토했듯이 이러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키보드로 ‘ab’를 계속 입력해서 5달러짜리 아마존 기프트 카드를 받을 수 있는 확률을 12%포인트 올릴 의향이 있는지 질문했다. 그런데 받을 수 있는 확률을 3%에서 15%로 올릴 수 있을 때는 할 의향이 있다는 반응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60%에서 72%로 올릴 수 있는 때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85%에서 97%로 올릴 수 있는 때는 거의 절대다수가 하겠다고 반응했다. 즉, 성공이나 목표 달성의 확률이 매우 높은 경우에 유독 그걸 더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하는 경향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참여한 과제의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게다가 이 현상은 전문의들의 의료적 처치나 유권자들의 투표 행동 등 다양한 실제 행동 분야에서도 일관적으로 관찰이 됐다. 실제로 우리는 이런 현상을 프로야구와 같은 스포츠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치열한 접전 상황에서는 당연히 양팀 모두 열심히 한다. 그런데 경기 후반부에 점수 차가 꽤 나는 경우에는 오히려 이기는 쪽이 더 열심히 하고 심지어 지고 있는 팀의 느슨한 선수들을 자극해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지는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결과들은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일의 후반부에 이른바 막판 스퍼트를 낼 수 있도록 해주는 메시지에 의외의 측면에 있음을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성공이나 목표 달성의 확률이 올라가고 있다는 굉장히 구체적인 메시지다. 그리고 이것은 사람들은 목표 달성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이 기울이는 단편적인 노력 하나하나가 무언가 결과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는 암시를 받을 때 계속해서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고 보니 크게 성공한 게임들은 게이머로 하여금 스테이지나 레벨 막판이 될수록 계속해서 게이머의 퍼포먼스 하나하나에 스코어나 실시간 랭킹과 같은 것을 그 어떤 다른 지점에서보다 세밀하게 제공한다. 그래서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는 리더일수록 일의 후반부로 갈수록 무작정 채찍질만 하는가 보다. 이런 구체적인 피드백이 전혀 없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