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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면 카라는 평생 약을 먹지 않는 고양이가 될 겁니다. 억지로 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카라가 싫어하면 곧바로 물러나세요. 그리고 다음날 다시 시작하는 겁니다. 천천히, 매일, 노력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카라는 평생 약을 먹지 않는 고양이가 될 겁니다. 억지로 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카라가 싫어하면 곧바로 물러나세요. 그리고 다음날 다시 시작하는 겁니다. 천천히, 매일, 노력하십시오.” 카라가 장염에 걸려 동물병원에 갔을 때였다. 젊은 의사는 일주일치 약을 지어주며 고양이에게 약 먹이는 법을 알려주었다. 고양이의 입을 벌린 뒤 알약을 최대한 목구멍 가까이 밀어 넣고는 고양이가 약을 뱉어내지 못하도록 재빨리 입을 꽉 닫아주라는 것이었다. 나로선 감히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의사에게 말했다. “카라는 아주 사나운 고양이예요. 그렇게 했다간 제 손가락이 남아나질 않을걸요. 그러니까 약은 안 먹여도 되죠?” 나는 그가 “허허, 어쩔 수 없죠. 사람이 더 중요하니까요.” 같은 말을 해주길 기대했던 거다. 하지만 그는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아니요, 먹이셔야 합니다.”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을 들었다는 듯 내 입이 딱 벌어졌다. “아! 먹여야 하는구나!” 나는 그가 동물을 위한 의사임을 새삼스럽게 떠올렸고 그게 아주 근사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책임감 있는 보호자가 되고 싶었으므로 진지하게 물었다. “그러면 남편이 카라의 몸통을 붙잡고 제가 카라의 입을 힘으로 벌린 뒤 약을 넣으면 되나요?” 동물을 제압할 방법 같은 게 있는지 진심으로 궁금했던 거다. 의사는 큰일 날 소리를 들었다는 듯 두 팔을 허우적거리며 대답했다. “그렇게 하면 카라는 평생 약을 먹지 않는 고양이가 될 겁니다. 고양이는 몹시 예민한 동물입니다.” 이번에도 내 입이 딱 벌어졌다. 그는 놀라운 말을 계속했다. “억지로 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카라가 싫어하면 곧바로 물러나세요. 그리고 다음날 다시 시작하는 겁니다. 천천히, 매일, 노력하십시오.” 믿을 수 없이 아름답고 비효율적인 주문이었다. 약을 먹지 않으려는 어린 고양이와 약을 먹이려는 어른 인간의 씨름이 시작되었다. 힘 조절에 실패하면 카라는 평생 약을 먹지 않는 고양이가 될 거라는 말을 되새기며, 나는 매일 물러서는 법을 익혔다. 그것은 왜인지 아버지와 나의 관계를 떠올리게 했다. 아버지가 실패했던 일을, 나는 잘 해내고 싶었다. 카라에게 사랑받고 싶었다. 지난날의 아버지에게도 그런 걸 가르쳐줄 누군가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며 매일매일 실패를 쌓아가던 어느 날 기적같이 카라가 알약을 삼켰다. 사십 평생 가장 뿌듯한 성취였고 훌륭한 팀워크였다. 카라는 여전히 나를 물고 할퀴었지만 조금씩 그 힘이 약해졌다. 그도 나를 보호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이롭고 뭉클했다. 우리는 오늘도 그렇게 다른 종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혀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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