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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의견을 잘 표현하기 위한 방법 ① : '메시지' 다음이 '메타포'

01.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내 의견을 명확히, 군더더기 없이, 그러면서도 매너 있게 표현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한때는 스티브 잡스처럼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능력 있는 것으로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요즘 그러다간 그 다음날 조용히 짐을 싸야 할 겁니다. 블라인드에 본인의 에피소드가 도배될 테니 어디론가의 이직도 쉽지 않겠죠. 02. 한편으로는 부드러운 리더십이 각광받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말이 쉬워 아빠 리더십, 엄마 리더십이지 부드러운 이미지 사이사이로 카리스마를 꽂아 넣는다는 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어설프게 부드러운 리더십을 표방했다가 쌓이고 쌓인 게 한 번에 터지면 그 뒷수습은 더 감당하기 힘들 때도 있고 말이죠. 03.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가 하시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리더와 멤버 같은 직책을 떠나 그저 내 의견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이 합리적인 것인가, 더불어 효과적으로 내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한 번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모든 상황을 하나하나 구분할 수 없으니 가장 일반적인 상황에서 제너럴 하게 의견을 표현해야 할 때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아마도 대부분 회사 안에서 내 의견을 잘 표현하기가 어렵다고 생각될 때는 내 머릿속에 있는 걸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도 똑같이 넣어주고 싶을 때 일 겁니다. 04.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섣부르게 덤벼들면 내가 주장하고 싶은 것에 대한 명확한 중심이 없는 상태로 그저 비유와 은유를 먼저 들이미는 경우가 생긴다는 겁니다. 특히 기획과 관련한 직군에서는 이런 사태가 빈번하게 벌어집니다. 제가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던 케이스는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을 오직 비유를 통해서만 전달하는 케이스였습니다. 공간을 설명할 때도 '왜 요즘 성수동 가면 보이는 그런 핫플레이스 입구 느낌 아시죠?'라든가 글을 설명할 때도 '왜 좀 말랑말랑하고 트렌디 한 그런 에세이 느낌 있잖아요' 같은 식이었죠. 그 자리에선 다들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끄덕하지만 돌아서고 나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렇게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그게 어떤 느낌인데..?' 05. 정말 단순하고도 단순한 이야기지만 누군가에게 내 의견을 전달하고 싶다면, 특히 내가 먼저 머릿속에 담은 장면을 왜곡 없이 그대로 타인의 머릿속에 옮겨주고 싶다면 또렷한 메시지가 먼저 나오고 그다음 메타포가 거드는 형태여야 합니다. 본인은 자신의 느낌을 생생하게 표현한답시고 사용하는 방법일지 모르지만 메시지 없이 메타포가 먼저 치고 나가버리면 상대방은 오직 그 비유의 대상 하나에만 매달리게 됩니다. 그마저도 메타포가 정확한 비유일 경우에는 본전이라도 건지지만 그렇지 않을 땐 결국 '저희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네요'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법이죠. 06. 메시지와 메타포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치' 중심의 메시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는 '저는 ~ 이런이런 게 가치 있다고 생각하고, 저희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 이런이런 가치를 잘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형태로 메시지를 만들어보곤 합니다. 즉, 메타포가 끼어들 틈을 주지 않고 내가 생각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고객이나 사용자에게 전달되었으면 하는지를 솔직하게 산정해서 전달합니다. 07. 그럼 오히려 상대방이 먼저 메타포를 꺼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혹시 원하시는 게 ~ 이런이런 느낌일까요?'하고 말이죠. 제가 던진 메시지를 바탕으로 본인의 메타포를 그려 본 겁니다. 그럼 그 사람과 나 사이에는 좋은 레퍼런스가 생깁니다. 방향이 같다면 그 메타포에 내 메타포를 얹을 수도 있고, 방향이 다르다면 좀 더 구체적이고 심플한 비유로 내 의견을 구체화해주는 게 좋습니다. 08. 저는 내 의견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란 표현력이 풍부하거나 언어 수사가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신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확실한 메시지를 잘 만들 수 있는 사람이자 이를 든든히 받칠 수 있도록 좋은 레퍼런스로서의 비유를 잘 활용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섣불리 무엇인가에 비유하기 전에 한 번쯤은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지금 나는 메시지를 먼저 전달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메타포를 던지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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