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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삿돈이 아니라 내 돈이었어도 정말 이렇게 브랜딩 할 것인가? ] 01. 저와 같은 회사에 근무하다가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친구가 제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큰 회사에 있는 게 좋

[ 회삿돈이 아니라 내 돈이었어도 정말 이렇게 브랜딩 할 것인가? ] 01. 저와 같은 회사에 근무하다가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친구가 제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큰 회사에 있는 게 좋은 거여. 돈 걱정 안 해도 되니까. 특히 너처럼 브랜딩, 마케팅 이런 거 하는 데는 그냥 돈 쓰는 부서니까 더 걱정할 필요 없잖어.' 02. 그 입을 찰싹 때려주고 싶었지만 (그러면 안 되니까) 화를 꽉 누른 채로 대답했습니다. '나도 늘 돈 생각해. 심지어 나는 이게 내 돈 들여야 하는 상황에서도 꼭 해야 할 일인지 계속 생각한다고.'라고 응수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은 100% 진심이었습니다. 03. 사람들은 브랜딩이나 마케팅을 한다고 하면 '돈을 쓰는' 부서로만 인식합니다. 아,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마케팅이나 브랜딩으로 인한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대가 확실하다고 해도 일단 아이디어를 세우고 집행하기 위해서 비용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요. 특히 과열된 시장 속에서는 인적 투자든 물적 투자든 그 볼륨이 커지기도 하고 말이죠. 04. 하지만 브랜딩이나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내 아이디어와 결과물에 대한 주인의식 못지않게, 이게 회삿돈이 아니라 내 회사의 내 투자금이었어도 똑같이 집행할 수 있는가 하는 그 '주주의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아니 그럼 마케터가 무슨 회장님 수준의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거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오히려 우리가 하려는 일을 더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05. 그중에서도 브랜딩 분야는 퍼포먼스로 연관 지을 수 있는 연결고리가 선명하지 않기 때문에 특히 이런 주주의식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브랜드를 다루는 사람들 중 많은 분들이 '투자'라는 단어를 꺼냅니다. 좋은 브랜딩을 위해서는 이 정도의 투자는 필요하다는 얘기죠. 하지만 그럴 때마다 반드시 자기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은 '내가 정말 이 브랜드를 위한 최선의 전략으로서 투자라는 단어를 꺼내고 있는지' 아니면 '그저 내가 좋아하고, 관심 가지고,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를 향해 욕심을 부리고 있는 건 아닌지'입니다. 06. 제가 그동안 봐 온 업계의 유능한 브랜드 전문가들은 모두 훌륭한 전략가이기도 했습니다. 그저 예쁜 것 만드는 사람들이기보다는 좋은 가치를 다듬어 내는 사람들이었고, '해보자! 해보자!'라며 용기를 북돋는 말만큼이나 '이거 정말 꼭 해야 하는 건가?'라는 신중론을 입에 달고 사는 분들이기도 했거든요. 무엇보다 그 중심에는 '주주의식'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돈 잘 버는 회사에 있더라도 우리가 하는 일이 어떤 효과와 파급력을 일으킬지, 우리는 무엇에 기여해야 하는 것인지 그 목적을 가장 중시하는 태도를 가졌기 때문이죠. 07. 주주(株主)라는 단어는 주인 주(主) 자 앞에 뿌리 주(株)가 하나 더 붙은 단어입니다. 어쩌면 단순히 Ownership을 가지는 것을 넘어 이를 가능케하고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그 원천이 어디에 있는지, 그 뿌리에서 나오는 자원들을 얼마나 소중히 다뤄야 하는지를 잘 아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08. 그러니 브랜딩이든 아니면 다른 무엇이든 직접적으로 돈과 연관되지 않는 필드에 있다고 해서 나이브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우리 존재를 지탱하게 해주는 뿌리를 외면한 채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그래도 실감이 안된다면 솔직하게 물어보면 됩니다.'회삿돈이 아니라 내 돈이었어도 정말 이렇게 브랜딩 할 것인가?'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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