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업과 함께 해야 하는가
첫째, 이 산업이 계속 존재할까? 효용이 있을까? 이 질문을 했을 때 사람들이 서비스를 원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지금은 이동전화를 차 안에서 쓰지만, 앞으로는 걸어 다니면서도 통화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 생각이 들자 이 산업이 앞으로도 존재하고 효용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둘째, 너무 비싼 것이 아닌가? 아무리 효용이 좋아도 가격이 높으면 살 수가 없다. 당시 카폰 한 대 가격이 400-500만 원이었다. 현 시세로 환산하면 2,000만원 정도 된다. '지금 당장은 비싸서 구입하기 힘들지만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생길 것이다. 기술이 발달하면 가격은 떨어진다.' 나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셋째, 인프라스트럭처가 구축되어 있는가? 경쟁구도는 어떤가? 이 질문을 하며 살펴봤을 때 이 산업은 의심할 여지없이 발전할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당시 한국 이동통신지 주파수를 독점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효용이 있고, 점차 가격도 낮아질 제품의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생각에 나는 한국이동통신의 주식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이동통신의 재무제표를 분석하니 매출액이 적은 데다 가입자가 몇 천명에 불과했다. 정태적 시각으로는 부정적이지만 동태적 시각으로 봤을 때 유망한 사업임에 틀림없었다. 나는 미래를 보고 한국이동통신 주식을 매입했다. 동료들에게 한국이동통신 주식을 사라고 권하자 PER가 높다며 모두들 고개를 흔들었다. 당시 한국이동통신 PER은 80~90에 이르렀다. 모두들 인기 있는 주식을 매입할 때, 매일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나 혼자 한국이동통신 주식을 매입했다. 혁신기업이 처음 등장할 때는 존재감이 미미해서 쉽게 알아보기 어렵다. 한국이동통신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유선전화 사용료를 낼 때 일부 사람들만이 이동통신 사용료를 지불하는 정도였다. 새로운 지출항목은 새로운 회사의 탄생을 알려주는 중요한 시그널이다. 그 회사가 얼마나 성장할지는 알기가 쉽지가 않지만, 새로운 지출항목이 생길 때는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나는 주식을 살 때 파는 시점을 미리 정한다. 한국이동통신 주식을 언제 팔아야 할까? 이 질문 앞에서 '이 주식의 잠재적 수요가 사라질 때, 거의 모든 사람이 휴대전화를 쓸 때 팔겠다'고 결정했다. 그 시점을 내가 휴대전화를 살 때로 정했다. 내가 휴대전화를 살 정도면 웬만한 사람들은 다 휴대전화를 구입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1995년 나는 휴대전화를 구입하면서 한국이동통신 주식을 팔았다. 1989년 말에 한국이동통신이 상장되자마자 6만 주를 매입했는데, 당시 주가는 2만 1,000원 이었다. 1995년도에 한국이동통신 주가는 76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