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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윤찬의 클래식 공연은 티켓을 구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지난달 내가 일하는 콘서트홀에서 그의 공연이 열렸다.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임윤찬의 리허설을 지켜보던 중 그가 연주하던 연습곡에 잠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클래식 공연은 티켓을 구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지난달 내가 일하는 콘서트홀에서 그의 공연이 열렸다.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임윤찬의 리허설을 지켜보던 중 그가 연주하던 연습곡에 잠시 어리둥절했다. 그가 무대에서 연습했던 곡은 다름 아닌 ‘하농(Hanon)’이었다. 피아노를 배운 분들은 잘 알겠지만 바이엘을 마치고 체르니 과정으로 넘어갈 때 함께 배우는 교본이 하농이다. 하농은 특정 손가락을 연습하는 곡, 3도·6도·8도를 연습하는 곡 등 연습 방법이 세부적으로 훌륭하게 제시되어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구간이 많은 관계로 너무 지루해서 피아노를 배우는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대표적인 연습곡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피아노를 배우는 아이들의 흥미 유지를 위해 교재에서 일부러 제외하기도 한다. 그런데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가 하농 연습이라니.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콩쿠르 기간 내내 새벽 4시까지 연습했다는 그의 인터뷰와, “달라진 것은 없다. 우승했다고 실력이 느는 건 아니다”라던 그의 성숙하고 진중한 답변에 뒤늦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임윤찬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서 어쩌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바로 음계 연습일 것이다. 그럼에도 하농을 연습하는 것은 연주를 앞두고 기본에 충실하고자 하는, 이미 훌륭한 기량을 갖추고도 더 세심하게 관객에게 최선의 공연을 선사하고자 하는 그만의 성스러운 의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농으로 손을 푼 임윤찬의 연주는 어땠을까? 객석은 환희로 물들었다. 그의 연주에 관객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그리고 반 클라이번 우승자의 하농 연습까지 직접 목격했던 나는 더 큰 존경의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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