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가 무리해서 피그마를 인수한 진짜 이유》
어도비가 피그마를 200억 달러(현재 환율로 28조 원)에 인수했습니다. 어도비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XD, 프리미어, 애프터이펙트 등 크리에이티브 소프트웨어 일체를 제공하는 기업이고, 피그마는 디자인 소프트웨어 '피그마'를 제공하는 기업인데요. 막대한 돈을 들여서 경쟁업체를 인수하는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거래액이 너무 높게 형성되었다는 평가 탓에 어도비 주가는 17% 하락했습니다. 무리해서 인수를 한 셈이죠. 현재 스냅 등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이 대규모 감원에 나서는 등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작년 6월 피그마가 평가받았던 기업가치 100억 달러의 2배를 지급한 것은 아무리 '이기는 피그마'라도 비싸다는 냉정한 평가입니다. 숫자만 보면 인수 금액은 피그마 연간 매출의 50배 수준인데, 어도비 연매출 3%을 높이려고 시가총액의 12%를 지출하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어도비는 왜 피그마를 샀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도비는 독자적인 협업 솔루션을 만들지 못했고 외부에서 찾기로 했습니다. 처음부터 협업을 고려해 클라우드 기반으로 만든 피그마를 어도비는 넘지 못했고, 앞으로도 넘지 못한다고 판단한 거죠. 1️⃣ 어도비는 잠재력을 의심받고 있습니다 2022년 어도비 매출을 보면 시장 전망을 충족하거나, 조금 더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2분기 실적만 보면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 디지털 미디어 부문은 15% 성장했기 때문에 나름 잘 되고 있었죠. 문제는 주가였습니다. 시장 기대를 매번 충족했지만 지난 1년 동안 어도비 주가는 계속 하락했습니다. 2022년 9월 15일 기준으로 작년과 비교하면 53% 이상 주가가 빠졌습니다. 솔루션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것이 냉정한 시장 평가였죠. 2️⃣ 처음부터 협업을 고려한 솔루션 vs. 협업을 위해 형태만 바꾼 솔루션 2012년 설립된 피그마는 처음부터 협업에 맞춰진 솔루션이었습니다. 피그마가 바꾼 협업 판도는 원문 링크를 살펴보세요! 어도비도 나름 설치형(On-premise)에서 구독형(Cloud) 형태로 바꾸는 등 변화를 추진했지만 처음부터 협업을 고려하고 만든 피그마에 비하면 협업 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파일만 온라인으로 저장할 뿐, 어도비 XD나 포토샵은 개인용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이라는 인식이 이미 확고했죠. Azure, 오피스, 윈도우 등을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 개발자가 제품 개발을 할 때 피그마를 사용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MS는 지금 설치형에서 구독형 서비스이자, 클라우드 기반 협업 SW로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습니다. 3️⃣ 그래서 혁신 동력을 외부에서 찾기로 했습니다 어도비는 스스로 체질을 개선하는 대신 실시간 협업에 뛰어난 플랫폼을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작년에는 실시간 동영상 편집 솔루션, Frame.io를 인수했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존 어도비 솔루션을 고도화하는 것과 별개로 처음부터 협업을 기초해서 만든 솔루션을 인수해서 고객 군을 확장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미 많은 기업이 제품을 만들 때 피그마를 쓰고 있죠. 어도비 솔루션은 점점 PDF 파일을 볼 때만 활용하는 상황이 벌어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