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현상을 통한 지행합일(知行合一)에 대한 이해
사람은, “알면 ➟ 바뀐다.” 실천하지 않아서 바꾸지 않는 게 아니다. 알면 무조건 바뀐다. 즉,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앎과 실천은 분리된 것이 아니다. 바뀌지 않는 것은, 1. 몰라서 2. 기억을 지워서 무조건 둘 중 하나다. 이렇게 단순화시켜야 한다. 그래야 내가 불리한 정보를 지우고 있는지 어떤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은 기만적이다(deceitful). 내게 협업 관련으로 시비를 걸었던 한국 사람이 내가 똑똑히 기억하는 정보를 ‘없던 것’처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다. 분명히 그는 내가 아는 그 정보를 본인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나와의 논쟁에 불리하기 때문에 본인의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것이다. 인간을 마주할 때는 모든 것이 이 모양이다. 사기꾼은 사건의 진상을 지적받으면 ‘되려’ 화를 낸다. 적반하장(賊反荷杖). 사기꾼은 왜 이럴까? 사기꾼은 본인도 스스로가 잘못 행동했다는 것을 100%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자신이 그 사실을 인정하면 본인의 정신이 이를 견딜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부정하고 되려 상대방의 꼬투리를 잡아 그것만 늘어지거나 말도 안 되는 이유를 핑계로 ’끝까지’ 남탓한다. 요컨대, 내가 변하지 않거나 상대방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실에 대한 관점이 서로 달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뭐가 문제인지는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우리 모두 100% 알고 있다. 문제는 너든 나든 우리 모두든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부정하며 기억에서 지워버리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A는 A이다, ~A는 ~A이다.”라는 명제부터 긍정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걸 부정하면 토대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걸 부정하면 앎의 변증법은 그 다음 단계로 진행되지 않는다. 즉, 성장할 수 없다. 인간 사이의 갈등은 사실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가 달라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은 언제나 너무나 단순하고 명료하다. 다만,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면 그 둘 중 일부나 모두가 사실을 기억에서 실시간으로 지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이상한 사람” 또는 “이상한 인간”이라고 부른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매번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짓이다.”라고 말했을 때의 ‘미친짓’은 이런 것을 의미한다. 즉, 본인이 같은 행동을 하면 같은 결과가 나올 거라는 사실을 100% 알면서도 다른 결과가 나올 거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인간이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정말 미친 걸까? 그렇다. 오늘도 미시적으로 보면 누군가의 기억이 실시간으로 지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할 일은 단순하다. — 내가 이미 알고 있는 현실과 마주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