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봇팅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1. 피그마 인수 뉴스가 지난 주 가장 핫한 뉴스 중 하나였는데요. 협업/디자인 툴의 미래나 재무적인 관점은 많은 이들이 말씀해주셨고, 어도비가 왜 피그마를 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설명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제가 제일 공감했던 관점은 "배에 바퀴를 달아 육상에서 다니게 하느니 아예 자동차를 새로 만드는 것이 빠르다(아말 도라이)"라는 관점이었습니다. 2. 근데 한편으로는 브랜드의 초기 사업 세팅이나 성공 경로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애시당초 협업을 고려해 만든 내추럴 본 협업툴인 피그마를, 그 어도비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 수많은 브랜드들과 회사들이 시도하는 피봇이나 리브랜딩은 어디까지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이죠. 3. 여러 브랜드들을 겪으며 내심 느꼈던 것은, 첫 시작 당시 진행된 설계와 그 브랜드의 성공케이스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성장경로를 도중에 뒤집는 것은 정말로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광고에 유리한 제품으로 큰 브랜드는 오가닉 매출에 기반한 성장동력을 만들기 어렵고, 그 역도 마찬가지입니다. 4. 인스타그램의 진정성 있는 소통과 오가닉 매출을 기반으로 광고비 없이 월매출 몇억을 찍는 브랜드에 퍼포먼스 마케터들이 합류해서 '자 이제 roas 300-400%로 매출 뽐삥 한번 해봅시다'라고 하면 돈 잡아먹는 사람 취급 당하기 쉽지요. 역으로 미디어커머스 브랜드들에서 브랜딩의 이슈메이킹과 팬 관리에 능숙한 브랜드 마케터들이 합류해서 캠페인이나 팬 관리 등을 '장기적으로' 이야기하면 왜 광고 한번 각잡고 돌리면 될 일을 이렇게 힘들게 하지? 라는 챌린지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5. 이것은 당연한 것이, 브랜드가 성장한계에 다다른 시점에는 초기의 성장 모멘텀을 만든 멤버들이 그 브랜드의 결정권자인 경우가 많고, 그들의 유능/무능을 떠나 성공공식을 벗어나는 방식을 시도한다는 게 정말 많은 용기와 비용과 시간을 수반하기 때문이지요. 또, 그 공식 따라 인원과 조직이 구축돼 있을 것이고요. 6. 또, 상품/브랜드를 기획한다는 것은 곧 채널의 분석이며 마케팅 방식의 기획을 내포하는 일입니다. 상품은 자유도가 꽤 높지만, 그래도 당초 기획의 범위를 벗어나기는 어렵지요. 그래서 간혹 가다가 체질개선에 성공하는 브랜드나, 정말 새로운 채널 개척을 위해 전면적인 피봇팅을 시도하는 브랜드를 보게 되면 많은 존경심을 갖게 됩니다. 7. 나름의 결론은? 일단 조직이나 브랜드 운영의 차원에서는 어느정도 경로가 형성되기 시작하면 향후의 변경이 정말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상품이나 브랜드 기획에 있어서 채널분석이 정말 잘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 개인의 차원에서는 각자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조직에 합류해야 한다는 점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