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광화문에서 실리콘 밸리로 온 이유 Ep. 1]
*몇몇분이 제안 해주셔서, 현재 본인 커리에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용기내서 개인적인 실리콘 밸리입성 과정과 배운점을 살짝 공유합니다.* 2022년 현재 미국에 와서도 주위분들에게 꾸준히 멘토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요, 자주 받는 질문중 하나는 대체 왜 미국 실리콘 밸리로 왔느냐는 것입니다. 저도 애초에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아시아를 돌다가 결국 한국에 돌아와서 금융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았었는데요. 제가 당시 하던 일은 은행 딜링룸에서 전세계 투자 기관을 상대로 복잡한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거래하는 일이었구요. 사무실이 광화문에 있어서 사실 일주일에 5일을 광화문에 출근하는 평범한 회사원 혹은 금융인이었죠. 엄청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고 열심히 했어서, 2008년 한국 시중은행 중 최연소 과장이라는 타이틀도 달아보고 전세계를 출장 다니며 큰돈을 주무르는 네덜란드 연금 이나 태국 중앙은행 관료분들에게 제가 개발한 금융 상품을 pitching 하고 거래도 했구요. 게다가 연봉또한 너무 만족스러웠던 직업이었는데 계속 저를 괴롭히는 부분이 하나 있었습니다. "의미있는 일"이라는 단어를 못 찾았습니다. 8년정도 비슷한 금융 구조를 짜서 비슷한 스토리를 만들어 비슷한 투자자들에게 거래를 일으키는 일을 하다보니 거기서 오는 "희열감"이나 "가치기여에 관한 만족감"을 찾지 못했습니다. 사실 조금더 빨리 결정을 하고 나왔었으면 하는데 그 당시 매달 들어오는 큰 액수의 월급및 매년 받는 보너스 액수때문에 선뜻 용기를 내서 도전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2008년 아이폰이 처음 나오고 카카오톡을 접해보면서 제가 알지 못한 희안하고 흥미로운 산업 (=테크산업) 이 있다는 것을 서서히 깨닮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 토스, 마켓컬리도, 당근마켓은 아예 없었고 가장 잘 나가는 테크 회사가 아마 티켓몬스터였던걸로 기억 납니다. 하다못해 티몬도 아마 앱서비스 기반이 아닌 웹서비스 기반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여하튼 알렉사나 애플 페이등등, 이렇게 획기적이고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우리 인류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회사들을 보면서 그 안에서 내가 할수 있는 직업이나 역할이 있을까라고 고민하던중, 우연치 않게 프로덕트 메니저 (우리나라에서는 기획자 혹은 프로덕트 오너 라고하죠) 라는 직업에 매혹되어 다시 인턴부터 시작하여 지금 실리콘 밸리에 있는 아마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본사는 시애틀인데 알렉사 팀은 실리콘 밸리에도 꽤 크게 있어요). 어쨌든, 어떻게 보면 8년동안 쌓아온 금융 커리어를 다 내려놓고 미국에서 와서 밑바닥 부터 다시 시작한 셈이죠. 그나마 운이 좋았던 것은 미국 MBA 지원을 하고 합격 통지서를 받고 자연스럽게 학생비자를 받고 미국에 다시 입성 할수 있었고, 다행히 이력서에 MBA를 달고 여기저기 인턴쉽부터 알아보니 그래도 관심을 가지고 이력서를 받아주는 회사들이 몇군데 있었구요. 그치만 딱 거기까지였어요. 테크경험이 전무한 저에게는 제 주위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인터뷰 기회도 많이 주어지지 않더라구요. 하다못해 대기업, 컨설팅, 마케팅, 광고 등등 경력을 가진 지인들은 그나마 인터뷰 기회가 주어지는데 저는 정말 관련 없는 업계에서 왔으니 저에게 관심있는 회사가 없었어요. 결국 제가 나서서, 화장품(?)방문 판매원 마냥 테크 회사들에게 cold email 이나 cold call 을 많이 돌려보고 저를 소개하는 1분짜리 원고를 고치고 또 고쳐, 달달 외우고 저를 테크 시장에 팔기 시작했죠. 사실 그당시 대학생원생 신분으로, 수입도 뚝 끓기고 하다못해 8년동안 일했던 업력을 하나도 인정받지 못해서 소위 말하는 "듣보" 구직자로 미국에서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서럽기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쓸모가 없는 인간이었나 라고 자책도 조금 했던거 같아요. 그러던 어느날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Priceline.com이라는 (지금 Booking.com) 여행 테크 회사에서 전화가 와서 인터뷰를 보겠냐고 하더라구요. 단번에 "Yes" 를 하고 다음날로 인터뷰를 잡고 그날 밤을 새서 인터뷰 준비를 했습니다. [다음편 계속..] 제 말씀만 드리는 것으로는 도움을 드릴수 없으니 매 회에 제가 배운 레슨 하나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인턴을 구하는 과정에서 제가 몸소 채득한 것은 "용기를 가지고 한번 두드리고, 그리고 또 두드려라. 두드리면 언젠가열린다" 입니다. 주위에서도 제가 테크산업, 그것도 프로덕트 메니지거 될거라고 얘기를 했을때 응원하거나 확신하는 분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마케팅, 대기업, 컨설팅다닌 분들은 그나마 배운 기술을 테크 업계로 transfer해서 적용할수 있는 부분이 많은데 8년동안 죙일 컴퓨터로 돈벌 궁리만 하던 저같은 금융쟁이는 테크회사에게 군침 도는 지원자는 확실히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내가 프로덕트 메니저로서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나 가능성은 무엇인가 고민하고 거기에 촛점을 맞춰 이력서를 고치로 관심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제 경쟁력을 끌어올리려고 했던거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 받아주지 않을걸 알면서도 우선 상대가 "No" 하기전에 제 스스로 저에게 "No"를 하지 말자고 했던거 같습니다. 만약 회사 지원을 해서 아무도 관심을 안 가져주는거라면 제가 더 발전을 하면 되지만, 떨어질거 같아서 지원도 안해보고 시도도 안해본다면 그것만큼 바보같은 짓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남이 뭐라하던, 두드려서 안열리면 안열렸지 일단 한번 두드려는 보자라는 마음이 저를 지금 실리콘 밸리까지 오게 되었고 그런 마음가짐이 현재 일을 하면서도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