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단어로 우리 브랜드를 표현해 보자 - Brand3Words ]
01. 혹시 What3Words라는 서비스를 아시나요? 오직 3개의 단어 조합만으로 이루어진 주소 체계인데 지구상의 모든 지역을 아주 손쉽게 나타낼 수 있는 새로운 좌표 시스템입니다. 지구 평면을 3mx3m의 정사각형으로 쪼갠다고 하면 총 57조개 정도가 되는데 누구나 아는 단어를 무작위로 3개씩 짝지으면 64조개가 훌쩍 넘는 조합이 되거든요. 즉 세상에 단어 3개만 엮으면 표기할 수 없는 지역은 없다는 얘기가 됩니다. 02. 예를 들면 서울역 3번 출구 근처의 주소 중 하나는 '칭찬, 마음속, 토끼'인데요, 도로와 건물 체계를 기본으로 하는 시스템적 주소에서 내가 있는 포인트를 중심으로 하는 그리드(grid) 체계로의 전환이 이 주소의 핵심이죠. 이미 몽골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공식 국가 주소 표기 체계로 도입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부터 카카오맵에 적용되기도 했습니다. 03. 그런데 저는 이 재미나고 유용한 발상이 브랜딩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우리 브랜드를 딱 3가지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아마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은 물론이고 브랜드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도 브랜드 정체성을 공유하기에 좋은 포인트가 될 겁니다. '우리다움'이 가장 중요한 브랜드의 세계에서 일종의 나와 팬 사이의 특정한 좌표가 공유되는 셈이죠. 그리고 저는 이걸 Brand3Words라고 한번 이름 붙여 보겠습니다. 04.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랜덤으로 단어를 조합하는 what3Words와는 달리 Brand3Words는 우리에게 가장 유의미한 단어 3가지를 골라야 한다는 거겠죠. 그 단어들을 통해 우리 브랜드를 더 빨리 떠올리고 오래 기억할 수 있을 테니까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Brand3Words를 고를 때 이런 기준을 가지고 골라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우리의 '본질'을 가장 잘 나타내줄 수 있는 단어, 둘째는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단어,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누구나 우리를 빠르게 떠올릴 수 있도록 '상징'이 투영된 단어입니다. 05. 예를 한번 들어보죠. 만약 에어비앤비(airbnd)가 Brand3Words를 고른다면 무엇을 고를 수 있을까요? (제가 비록 에어비앤비의 창업자나 브랜드 책임자는 아니지만) 저는 '경험', '공유', '공간' 이 3가지를 고를 것 같습니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캐치프레이즈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에어비앤비는 단순한 여행보다 체득하고 기억하는 '경험'을 본질에 두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그리고 이 경험은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에게 전파되고 '공유'되기를 바라죠. 더불어 그들은 이 과정이 '공간'이라는 곳에서부터 이뤄질 수 있도록 합니다. 에어비앤비가 숙소를 넘어 호텔, 오피스 등에 진출한다는 얘기가 들릴 때도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겠죠. 종합하면 경험이라는 본질을 통해 공유의 가치를 전달하고 그중 공간이라는 매개물을 가장 잘 이용하는 브랜드가 에어비앤비가 되는 겁니다. 06. 가끔씩 제가 관여하는 브랜딩 작업에도, 혹은 제가 그저 즐기고 바라보는 브랜드에도 이 Brand3words를 적용해 보는데 저는 꽤 쏠쏠한 도움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왜 주소라는 게 그렇잖아요. 결국 '우린 여기 있어요!'라고 알려주는 목적과 '내가 그리로 갈게요'라는 의사 표시의 조합인데 브랜드에 주소를 표기해 보는 행위 역시 '내가 나다운 브랜드를 잘 찾아왔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하니까요. 이 과정을 반복해 볼수록 더 브랜드에 대한 관점이 선명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07. 여러분의 브랜드를 세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혹은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에 적용해 본다면요? 정답이야 없겠지만 한 번쯤은 내 마음속에 이런 브랜드 지도를 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나의 브랜드들은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해있는지 아니면 과감하고 엉뚱하게 여기저기 각자의 주소를 외치고 있는지 확인해 보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