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나, 일상의 나
주위를 보면 일하면서 크든 작든 번아웃을 안 겪는 분들이 없는 것 같은데.. 저도 작년 말에 번아웃이 왔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잔잔하게 왔다 금방 가는 편이었는데요, 작년 말에는 크게 오래 머물렀습니다ㅎㅎ 다행히 저는 운이 좋게 여러 동료와 가족과 의사 선생님 등의 도움 덕분에 상태가 서서히 나아졌고, 계속 나아지고 있습니다. 스스로 어느 정도 회복했다고 느끼기까지는 반 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일하는 나는 이제 끝인가? 싶을 정도의 번아웃을 겪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 이때의 저는 금방 극단적으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다시 회복하면서 '일하는 10년 동안 일하는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 생각하고 경험하고 배워왔는데, 일상의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해 보질 않았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상의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래도 일을 하면서 도망치기도 하고 좀 떨어져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 반대로 일하는 나에게 문제가 생기면 일상의 나도 같이 무너지면서, 그냥 나 자체가 무너지는 경험을 몇 번 해보니, 아 이래서 워라밸이 필요한 거구나 싶었습니다. 사람마다 워라밸의 정의는 다르겠지만, 저에게 맞는 워라밸은 일과 삶이 언제나 50%씩 유지하는 게 아니라, 일하는 내가 무너져도 일상의 내가 잘 지내면서 회복하고, 일상의 내가 무너져도 일하는 내가 회복할 수 있도록, 일하는 나도 일상의 나도 둘 다 잘 돌보는 게 워라밸이라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하는 나' 뿐 아니라 '일상의 나'를 위해서도 잘 먹고, 잘 자고, 꾸준히 운동도 하고, 내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느낌을 주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여름에 개봉했던 탑건 매버릭을 너무 좋아해서 다양한 상영관에서 8번 본다거나 새벽 버스를 타고 설악산을 다녀온다거나) 저는 아직도 저를 잘 몰라서 이런 저런 시도를 하고 저를 알아가는 중인데, 다른 분들은 '일상의 나'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