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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서 글쓰는 사람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내가 하는 일이 비즈니스에 어떻게,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는 걸까?’ 일의 본질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던지고 계실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정 직무에서 매우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팀이 그 결과물을 잘 엮고 쌓고 구워 테이블에 내서 고객의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그 어떤 결과물이든 세상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고 볼 수는 없죠. 이 지점에서 이어지는 두 가지 핵심 논점이 있습니다. 첫째, 스타트업에서는 MVP와 제품을 구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시장의 반응을 검증하고 다음 단계를 받기 위한 최소기능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인지, 전략상 성장을 택해 매출보다 사용자 유입이 더 중요한 단계인지, 아니면 이제 고도화된 제품 단계여서 실제 매출을 내야 하는 상황인지, 이해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스타트업에서 하는 일이 글을 쓰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둘째,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고민을 시작하면 어떨까요. 좋은 결과물은 그 자체로 요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개발물이든 아주 잘 쓴 아티클이든, 아직은 요리의 재료일 뿐이고, 이걸 PO, 중간관리자, 제네럴리스트가 엮고 쌓고 구워내서 상에 내야 하죠. 제품이 고도화된 단계의 회사에서 일하는 분이 아니라면, 다른 재료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요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스타트업에서 하는 일이 글을 쓰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스타트업에서 글을 쓰는 것이 업이라면, 아마 브랜더, 마케터, UX Writer, 그리고 에디터 정도가 있을 것 같은데요, 서로 분명히 다른 직종이고 비즈니스의 다른 영역을 맡지만 그 업의 본질은 ‘메시지를 설계하고 임팩트를 만든다’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브랜드가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지 설계하고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글’이라는 도구를 통해서요. 디지털 시대에 텍스트라는 미디어는 흥미로운 입지를 가진 것 같아요. 이미지, 영상, 음성, 그리고 디지털 상호작용이라는 더욱 더 화려한 미디어들과 혹 경쟁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텍스트의 중요성은 더 높아졌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텍스트를 완전히 배제한 커뮤니케이션은 효율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고, 디지털이 제공할 수 있는 아카이브, 스크롤링, 큐레이션 등의 강력한 가치, 좋은 선택을 위해 정보를 아름답고 효율적으로 재배열한다는 일에는 텍스트를 빼놓을 수 없죠. 효율과 지식의 시대에서 텍스트는 대륙을 직접 통치했다면, 디지털과 감각의 시대에는 각 분야를 담당하는 미디어들의 PO격이 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이미지, 영상, 음성, 상호작용의 도움을 받아, 저 많은 노이즈를 뚫고 사용자에게 핵심을 전달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거죠. 더 아름답고, 더 간결하고, 더 명확하고, 더 감각적인 언어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것 같아요. 스타트업에서 글을 쓰는 사람과 의외로 닮아있는 사람은 시인이 아닐까요. 언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감각적인 직업. ‘브랜드와 사용자를 연결해 메시지를 텍스트라는 미디어에 담아 좋은 삶으로의 변화를 만든다는 원대한 미션을 수행하는 사람’ 이 지점에서 다시 스타트업에서 글쓰는 사람의 업의 본질을 정리하면 이렇게 될 것 같네요. 글을 시작하며 던졌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볼까요? ‘내가 하는 일이 비즈니스에 어떻게,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는 걸까?’ 질문이 당신에게 묻습니다. ‘브랜드와 당신은 사용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가요? 어떤 경험으로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으신가요? 어떤 문장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좋은 삶으로의 변화를 안내하는 콘텐츠는 모두 위대하다’ 제가 요즘에 하고 있는 생각입니다. 연성 콘텐츠라고, 반말로 썼다고, MZ세대를 타게팅한 조금 색다른 텍스트 콘텐츠라고 어색하게 보는 분도 계셔서 억울함이 쌓였던 것 같아요. 메시지를 설계하는 분들이 마감을 위해 갈아넣는 삶이 아니라, 사용자의 페인 포인트와 마음이 연결되고, 사용자의 좋은 피드백을 받아 쑥쑥 성장하며 더 큰 임팩트를 만드는 메시지를 설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합니다. 물론 저에게 하는 말이지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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