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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직 회고(feat. 시장이 기획자에게 바라는 핵심 능력)

[23번째 글쓰기] 01. 두 번째 이직 첫 회사에서 2년 6개월을 보내고, 두 번째 회사에서 1년 3개월을 보냈다. 약 4년간 정말 많은 경험들을 쌓았다. 사업개발, 정부 사업, H/W 개발, B2B SaaS, 영업, CS, 커머스, 백오피스, 팀장직까지.. 그럼에도 커리어적으로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콕 짚어보면 데이터 드리븐을 통해 프로덕트를 성장시킨 경험. 두 번째 회사에서 이걸 하려고 갖은 방법을 시도했지만, 내가 직접 만들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다시 한번 이직 카드를 쓰기로 했다. 이번엔 서치펌을 통해 준비했다. 고맙게도 전 직장 동료가 그곳에 있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02. 이직 Wrap-up 원래는 환승 이직을 하려 했으나 도저히 안되겠기에 퇴사를 질러버렸다. 첫 이직 때와 다르게 마음이 편안했다. 이번엔 어지간한 곳은 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서치펌이 있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가고 싶은 회사의 기준에 대해 서치펌 친구와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다. 내 현재 상황과 커리어 방향을 같이 정하고, 핏이 맞는 회사를 추천해 줬다. 이직 준비 기간 : 2개월 지원 포지션 : PO/PM 회사 선정 기준 : - 시리즈 A~B 단계의 스타트업 - CEO의 조직 운영, 인사 철학 - 데이터가 흐르는 조직인가 - 시장이 크고, 전망이 밝은가 -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의 형태(B2C 플랫폼) 지원 회사 : 13개(서치펌 10개 + 개인컨텍 3개) 서류 합격 : 12개(92%) 1차 합격 : 9개(69%) 최종 합격 : 3개(23%)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는 특히 선호하는 산업이나 제품의 성격이 썩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하는가 보다 누구와, 어떻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 능력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 무엇이든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 대표가 뛰어나면 회사는 성장한다. 산업이 하향세가 아니면 회사 자금 상황을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서류는 대부분 합격이었다. 면접에서 몇몇은 떨어졌고, 몇몇은 드롭했다. 100% 맞는 곳은 정말 없었다. 나름대로 타협을 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요즘 회사가 PO/PM 경력직에게 바라는 역량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 03. 회사가 바라는 역량 내가 느낀 회사가 PO에게 바라는 역량은 '데이터 리터러시'와 '글'이다. 데이터 리터러시 : 데이터를 활용한 문제 해결 능력 데이터 리터러시는 구직 시장의 딜레마다. 모든 회사가 데이터를 본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데이터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회사는 체감상 그리 많지 않다. 비중으로 보면 전체의 10% 정도 되려나? 구직자는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을 쌓기 위해 이직을 고민한다. 왜냐하면 회사에서 그 경험을 만드는 게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GA로 보는 게 전부다. 그것마저 안 보는 회사도 많다. A/B 테스트 환경, 어트리뷰션 툴, 시각화 툴, 마케팅 솔루션 툴, 데이터 분석가는 언감생심이다. 도입하려면 경영진을 설득해야 하는데, 투자 대비 기대이익이 쉽게 그려지지 않아 기각 당할 확률이 높다. 당장 할 수 있는 거라곤 내부 DB를 추출하여 분석하는 것밖에 없다. 그걸 토대로 기획안을 만들었다고 되나? 또 기각 당할 수 있다. 바쁘다고. 설령 진행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데이터 기반 조직에서도 실험-검증을 반복하는 이유가 대부분 실패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데이터 기반으로 일하고 있는 회사거나 DT(Digital Transformation)를 진행하고 있는 회사는 그 역량을 보유한 사람, 혹은 프로세스를 경험한 사람을 뽑으려 한다. 당연하다. 굳이 리스크를 안고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이 없는 사람을 뽑아야 할 이유가 없다.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 보유자들은 시장에 얼마 없는데, 수요는 넘친다. 많은 이들이 그 역량을 쌓고 싶어 하나 공급이 없다. 역량 보유자들의 시장 가치는 점점 더 올라간다. ​이직하면서 든 생각인데, 그 사람들끼리는 이너서클이 생겨서 그들만의 커넥션으로 더 많은 기회가 생기고, 보다 더 좋은 회사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앞으로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 유무에 따라 시장 가치의 갭은 훨씬 크게 벌어질 것이다. 좋은 회사일수록 데이터 리터러시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을 뚫거나 지금 있는 회사에서 그 경험을 만들어 내야 한다. ​ 글 : 간결하고, 논리적으로 글을 작성하는 능력 PO/PM 직무에서 많은 이들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무자들은 대부분 공감하겠지만, 밖에서 볼 땐 너무 추상적인 단어다. 게다가 면접관들도 정작 이 능력을 평가할 방법이 딱히 없다. 대화를 나누면서 대략적으로 파악할 뿐이다. 그래서 글이 중요하다. '글'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다. 사람들이 바라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대략 이런 거다. 1) 업무 히스토리를 모르는 사람에게 특정 업무를 요청해야 할 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2) 기획안을 팀원들에게 설명할 때 어떻게 합의를 이끌어낼 것인가? 3) 대화하다 방향을 잃었을 경우 어떻게 본 주제로 돌아오게 할 것인가? 여기서 본질은 '맥락'이다. 왜 해야 하며,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리적이고, 정량화된 수치로 소통해야 한다. 누구나 들었을 때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오해하지 않도록 설명해야 한다. 그래서 발화자는 머릿속에 든 정보를 구조화시켜야 한다. 정보를 표현하는 수단이 말이면 커뮤니케이션이고, 텍스트면 글이다. PO/PM는 말과 글 모두 잘 할 필요가 있는데, 정보 구조화 능력이 그 토대가 된다. '글'은 그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다. ​말보다 글이 더 중요한 이유는 말은 본질이 없어도 사람을 휘어잡을 수 있다. 말은 조리 있게 잘 하는데 막상 회의를 되새겨보면 알맹이 없는 경우, 다들 많이 겪었을 것이다. 글은 다르다. 기록물이기 때문에 누구나, 언제든지 재검토할 수 있다. 논리의 허점이 발견되기 쉽다. ​내가 그동안 써왔던 글들이 면접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최종 합격한 곳 모두 내 글을 좋게 봐주셨다. 데이터 리터러시 성과를 자랑스럽게 내세우진 못했지만, 글 덕분에 더 좋은 회사로 옮길 수 있었다. 여기서는 데이터 기반 성장 경험을 꼭 쌓으려고 한다. 이직할 때 위의 역량들을 잘 드러낸다면 원하는 회사에 갈 확률이 좀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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