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우리 직원들이 회사 정문을 통해서 퇴근을 합니다. 대표이사로서 내 임무는 퇴근한 직원들이 그 다음날에 다른 회사의 정문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정문으로 다시 출근하도록 만드는거죠.” SA
“매일 밤 우리 직원들이 회사 정문을 통해서 퇴근을 합니다. 대표이사로서 내 임무는 퇴근한 직원들이 그 다음날에 다른 회사의 정문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정문으로 다시 출근하도록 만드는거죠.” SAS의 시작은 매우 미약했다. SAS는 1976년도에 현재 대표이사인 Jim Goodnight이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에서 친구들과 만들었던 비즈니스 분석용 통계 소프트웨어의 이름이었다. 참고로 SAS는 Statistical Analysis System의 약자이다. 초기의 SAS 소프트웨어는 농부들이 농산물 수확을 증산하도록 과거 기후나 농산물 data를 분석하는데 사용되었지만, 오늘날 Fortune 500대 기업의 79%가 알게모르게 뒷단에서 SAS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가령, 옷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Gap과 같은 회사들은 SAS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언제 얼마만큼 어떤 옷을 만들어서 어느 매장에 어느정도의 재고를 갖고 가야하는지 예측한 후에 이 트렌드에 따라 비즈니스를 한다. 제약업체들은 신약출시를 하기 전에 경험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SAS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으며, 야구 구단주들은 각각의 야구 경기에 대해서 표를 얼마에 팔아야하는지까지 예측을 어느 정도 가능케 해주는 게 바로 SAS 소프트웨어이다. SAS의 평균 근속연수는 10년이다. 300명 이상은 무려 25년 이상을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하루가 멀다하고 직장을 옮기는 요새 젊은이들한테는 이해하기가 참으로 힘든 회사일것도 같다. 2009년도의 퇴사율은 2%밖에 안되었는데, 참고로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평균 퇴사율은 22%이다. 직원 중 45%가 여성이며, 전체 직원의 평균 연령은 45살이다. 거의 우리나라의 ‘평생직장’ 개념을 가지고 있는 미국 회사 같다는 생각까지 든다. 더군다나 SAS의 연봉 수준은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평균 연봉보다 낮고 직원들에게 회사의 스톡옵션도 전혀 부여하지 않는데, 직원들이 집보다 직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 괜찮다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모든걸 가능하게 할 수 있었던 건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인 짐 굿나잇의 직장에 대한 철학이 아닐까 싶다. “매일 밤 우리 직원들이 회사 정문을 통해서 퇴근을 합니다. 대표이사로서 내 임무는 퇴근한 직원들이 그 다음날에 다른 회사의 정문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정문으로 다시 출근하도록 만드는거죠.” 짐 굿나잇의 이러한 자세는 직원들을 위하는 인도주의적 정신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직원들한테 잘해주면 그만큼 더 생산성이 올라서 회사의 매출과 이익에 기여한다는 마키아벨리적인 사상에서 나오기도 한다. SAS 직원들은 일단 SAS 캠퍼스 안에 들어오면 하루종일 나갈 필요가 전혀 없다고들 한다. 필요한 모든 시설이 회사 안에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갖고 있는 - 참고로 구글이 직원들을 위한 복지 시스템을 만들때 벤치마킹한 회사가 바로 SAS라고 한다. 구글은 SAS의 큰 고객 중 하나이기도 하다 - 모든 부수적인 서비스를 SAS는 다 가지고 있다. 드라이 크리닝 서비스, 자동차 정비소, 우체국, 작은 책방 및 책을 교환할 수 있는 시설, 명상 시설, 개인회계사 서비스, 심지어 치열 교정소까지 갖추고 있다. 이렇게 잘 되어 있는 복지 제도 중에서도 SAS 직원들이 가장 큰 자랑거리로 꼽는 건 바로 SAS 캠퍼스의 중심부에 있는 보건소이다. 솔직히 이 정도 규모면 병원이라고 해도 된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는 SAS 보건소에는 4명의 의사, 10명의 간호사, 영양사, 실험실 연구원, 물리치료사와 정신과의사를 포함하여 56명의 직원이 있다. 여기서 대부분의 기본적인 치료는 모두 받을 수 있다. 독감 주사, 임신 테스트, 혈액 검사 등과 같은 기본적인 검진은 모두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SAS의 직원 복지 제도를 보고 직원들한테 돈을 너무 낭비하는게 아니냐라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모든건 결과로 나타난다고 굿나잇 대표는 강조한다. 실제로 33년 동안 해마다 SAS의 매출은 성장하고 있으며, 회사가 돈을 더 벌수록 더욱 더 복지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SAS는 현재 약 1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SAS 캠퍼스를 확장하고 있고, 매출의 약 2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재투자하고 있다. 놀랍게도 짐 굿나잇은 이런 복지제도를 SAS가 매출 500억 밖에 안하던 1984년도부터 계획했다고 한다. 보통의 회사들은 매출 500억 정도 하면 어떻게 해서든지 더욱 더 직원들을 쥐어짜서 1조원의 매출을 만드려고 고민할텐데, 이렇게 직원들 복지 생각을 하는 회사와 창업자가 있다니 다시 한번 놀라울 따름이며 굿나잇 대표의 이러한 장기적인 안목이 부럽기도 하다. “행복한 소들이 맛있는 우유를 더 많이 만들죠.”라는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인 그의 말이 내 머리속에서 계속 메아리 친다. 소프트웨어와 IT하면 실리콘밸리와 미국 서부밖에 모르던 나같이 무식한 놈들한테, 노스캐롤라이나에 본부를 두는 이 회사의 문화는 매우 신선하였다. 나에게 “성장”만을 중요시하는 탱크주의가 회사를 운영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대표이사가 있는 회사라면 굳이 실리콘밸리가 아니라 시골인 노스캐롤라이나라도 일을 해볼만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