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07 열두 발자국
[1] 학생들이 저와 만나서 고민을 얘기하잖아요, 그 고민의 70퍼센트는 이런 거에요. '내가 하고 있는 게 재미없는 건 아니다. 하려면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거 아니면 안된다는 절실함은 없다. 정말 좋아하는게 뭔지, 내가 정말 원하는게 뭔지 잘 모르겠다.' [2]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게 뭔지를 알려면 세상에 대한 지도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어디에서 뭘 하고 싶은지, 누구와 함께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한지 내가 그린 그 지도 위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3] 여러분이 세상에 나가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지도를 그리는 일입니다. 누구도 여러분에게 지도를 건네주지 않습니다. 세상에 대한 지도는 여러분 스스로 그려야 합니다. 세상은 어떻게 변할지, 나는 어디에 가서 누구와 함께 일할지, 내가 관심있는 분야의 10년 후 지도는 어떤 모습일지, 나는 누구와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갈지,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지도 위 어디에 있는지, [4] 적극적으로 방황하는 기술을 배워서 자기 나름대로 머릿속에 지도를 그리는 일을 해야 합니다. 실패하더라도 수많은 시도를 해보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귀찮게 하고, 직접 가서 여행하고,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면서 내가 관심있는 분야의 전체적인 지도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야 해요. 사람들이 그 지도 위에서 어디에 모여 있는지 파악하고, '나는 사람들이 없는 어딘가에 가야겠다' 혹은 '나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인 그곳에 가야겠다'라고 마음을 먹는거죠. [5] '이거 아니면 안 된다'라고 내 인생을 올인할 만한 선택을 하려면, 여러분의 머릿속에 그 지도가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 있겠죠. [6] 타인의 욕망을 나의 욕망인 줄 착각하도록 부추기는 세상입니다.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세상에 대한 여러분의 지도를 그려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시절에 자신만의 지도를 그리지 못하면 40대, 50대, 60대가 되어서도 남의 지도를 기웃거리게 됩니다. 남의 지도를 뜯어내 대충 맞춘 '누더기 지도'를 들고, 그걸 자기 지도라고 믿게 됩니다. [7] 지도를 그리는 빠른 방법이란 없습니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시간만이 온전한 지도를 만들어줍니다. 그러니 유치원생의 마음으로 미친 듯 이 세상을 탐구하세요. [8]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지도를 얻게 되는데, 그 지도가 아무리 엉성하더라도 자신만의 지도를 갖게되면 그 다음 계획을 짜고 어디서 머물지를 계획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9] 그리고 우리는 남은 인생 동안 그 지도를 끊임없이 조금씩 업데이트하는 과정을 거쳐주며 '나는 이 지도로 내가 갈 곳과 머물 곳을 정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10] 인생을 마라토너가 아닌 탐험가의 마음으로 살아가시길 기대합니다. 여러분의 탐험에 흥미로운 행운들이 잔뜻 깃들길! 마지막 목표가 아니라 그 여정에서 말입니다. 첫 번째 발자국, 선택하는 동안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by 정재승 교수(카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