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미용실을 찾았다. 여느 때처럼 커트를 마치고 샴푸실로 안내받았다. 근데 뭔가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머리 감겨주는 직원이 바뀐 듯 했다. 이렇게 말하면 오바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직원에
집 앞 미용실을 찾았다. 여느 때처럼 커트를 마치고 샴푸실로 안내받았다. 근데 뭔가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머리 감겨주는 직원이 바뀐 듯 했다. 이렇게 말하면 오바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직원에게 리더의 길을 배웠다. 그 경험을 나눠보려고 한다. 직원이 건넨 말은 7마디였다. 1️⃣이쪽입니다. 여기로 앉으시면 됩니다! 리더의 많은 역할 중에, 무엇이 가장 기본일까? 바로 구성원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닐까? ‘리더=이끄는 사람'이지 않은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는 것은 ’리더‘라는 두 글자에 이미 정의되어 있다. 샴푸실 4개의 의자 중에 어디 앉아야 하는지 잠깐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걸 단박에 알아차리고 친절하게 손으로 방향 가리키면서, 자리로 안내해줘서 잘 앉을 수 있었다. 리더는 ’방향 제시자‘이다. 2️⃣목에 수건을 둘러 드릴께요! 왜냐하면 물이 튈 수 있거든요! 기가 막히다. 그냥 “목에 수건 둘러 드릴께요!”라고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굳이 “물이 튀지 않게”라는 표현을 썼다. 하버드대 Langer교수의 복사기 실험이 생각난다. 복사하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 중에 맨 앞 사람에게 양보를 받아내는 실험인데, 양보를 요청하는 멘트가 다음과 같았다. (1)제가 먼저 복사해도 될까요? 왜냐하면 급한 일이 있거든요! (2)제가 먼저 복사해도 될까요? 어느 쪽이 양보를 더 많이 받았을까? (1)처럼 말한 경우 94%가 양보해주었고, (2)처럼 말한 경우는 60%만 양보해주었다. 요청과 이유제시가 무려 34%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이다. 근데 사실 이 실험의 핵심은 다른 데 있다. (3)번째 멘트. “제가 먼저 복사해도 될까요? 왜냐하면 복사를 해야 되거든요!” 아무도 양보해주지 않을 것 같은 어처구니 없는 멘트, 헛웃음이 나는데도 결과는 놀라웠다. 무려 93%의 사람들이 양보를 해주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왜냐하면’ 4글자다.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는 그럴싸한 이유가 아니라, ’왜냐하면‘이 필요했던 거다. 요즘 세대들이 팀장에게 많이 물어보는 말이 “이거 왜 해야 해요?”라고 한다. 그러니 리더들이여! 업무지시할 때, 동기부여할 때, 평가면담할 때, ‘왜냐하면’이라는 4글자를 사용하자! 당신은 막연하게, 모호하게 일 시키는 리더가 아닌,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일 시키는 리더로 평가받을 것이다. 3️⃣물 온도를 조정하겠습니다. 너무 차갑거나 뜨거우면 말씀해주세요! 리더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예정이다’라는 확실한 visioning(비저닝)을 해야 한다. 패키지 여행을 가면 가이드는 항상 전날에 “내일은 어디를 갈 예정이다” “어떤 옷을 준비해라” 등 일정과 공지사항을 전달한다. 그러면 여행객들은 거기에 맞춰 준비를 한다. 리더에게 또 하나 중요한 것이 visioning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이런 계획이 있는데, 혹시 의견 있으신가요?” 리더가 독단적이면, 구성원들은 수동적이 되고, 생각을 하지 않게 되고, 결국엔 책임을 지지 않게 될 것이다. 아마 이런 말을 하겠지. “팀장님이 시키신 대로 했는데요!” 그러니 리더들이여! visioning을 하되 구성원들을 참여키자. 아주 쉽다. “혹시 어떤 의견이 있으신가요?”라고 물어라! 4️⃣ 샴푸는 2종류입니다. 일반적인 것과 시원한 것이 있습니다. 남자분들은 시원한 걸 좋아하시는데, 어떤 걸로 해 드릴까요? 감나무의 감을 따야 하는데, 너무 높은 곳에 감이 달려 있다. 리더가 구성원에게 “저기 감 좀 따와!”라고 지시하면, 너무 높은 곳인지라 동기를 잃고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리더는 구성원의 역량 정도를 파악하여, 사다리나 장대를 준비하고 “둘 중 어느 것이 감을 따는데 더 효과적일까?”라고 물어야 한다. 대충 지시해놓고, “왜 못했냐?”하면 신뢰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간다. ‘이 정도면 알아서 하겠지?’ ‘너무 자세하게 지시하면 마이크로매니징이라고 하는 거 아냐?’라는 걱정은 하지 말자. 그냥 물어보자. “우리가 이런 이슈에 직면해 있다. 너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이냐?” 리더는 거기에 맞춰 지원하기만 하면 된다. 5️⃣목에 힘 주시지 않으셔도 되요. 제가 받쳐드릴께요! 여기에서 진짜 ‘앞으로 무조건 이 가게에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어렵고 힘들 때 리더가 “내가 도와줄께! 내가 책임질께!”라고 말해 준다면 어떨까? 팀원들에게 ’언제 리더에게 신뢰감을 느끼고, 잘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TOP 5 답변 중 하나가 이거다. “리더가 책임진다고 말할 때” 야구팀의 성과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당연히 감독 아니겠는가? ‘나는 잘 했는데, 선수들이 못했다!’고 탓을 돌리는 감독을 누가 신뢰하겠는가? 선수들이 못한 게 사실이라고? 선수들을 훈련하고, 성장시켜, 성공하게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 아닌가? 리더들이여! 이말을 자주 하자. “내가 책임질테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 6️⃣더 헹구고 싶은 부분이 있으신가요? 앞머리 쪽이 개운하지 않던 차에 샴푸가 끝나가는 듯 해서 ’어쩌지? 말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물어봐주니 “네!”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었다. 30초 정도 앞머리를 더 헹군 덕분에 개운하게 샴푸를 마쳤다. 때때로 리더는 ’이게 맞는 거야! 이렇게 하면 돼! 이 정도면 됐어!‘라고 판단하곤 한다. 그래서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 반드시 구성원에게 물어보자! 어느 부분이 궁금한지, 어느 부분을 더 완성시키고 싶은지를 말이다. 7️⃣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마무리 되었다면, 반드시 감사표현을 하자. 월급 받으니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시간을 내서 열의를 갖고 노력한 것에 대해 약간은 오바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넘치게 칭찬을 하자. 이렇게 말하면 어떤 리더들은 말한다. “그럼 자기가 정말 다 잘하는 줄 알더라고요!”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지금 일을 잘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만큼은 인정해주자. 넘치게 칭찬 받으면 반드시 춤추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