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 며느리가 새 식구가 되었는데 이제부터 내가 뭘 바꿔야 좋겠소?” 신선한 충격이었다. 대부분은 이렇게 물어보시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며느리가 우리 가족에게 잘 적응하겠소?” 사소해
“김 교수, 며느리가 새 식구가 되었는데 이제부터 내가 뭘 바꿔야 좋겠소?” 신선한 충격이었다. 대부분은 이렇게 물어보시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며느리가 우리 가족에게 잘 적응하겠소?” 사소해 보이지만 큰 차이가 아닐 수 없다. ——————————————————————— 얼마 전 어떤 기업의 CEO가 필자에게 이런 고민을 말한 적이 있다. 그 기업은 최근 성장세가 강화되었고, 그래서 외부에서 새로운 구성원들이 대거 들어왔다. 그 CEO의 고민은 기존 인력과 새로 들어온 사람들의 시너지 효과가 잘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 질문을 받은 필자의 머릿속에 불현듯 떠오르는 게 하나가 있었다. 바로, ‘문화지능(cultural intelligence)’이다. 수학이나 논리 문제를 잘 푸는 능력과 관련이 있고 IQ와 연관성이 높은 측면을 ‘유동성지능’이라고 한다. 상대방의 감정을 잘 이해하는 ‘감성지능’도 있다. 그런데 최근 심리학자들 사이에서는 ‘문화지능’ 역시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고 있다. ‘문화지능’이란 다른 문화에서 온 사람들의 차이에도 흥미를 보이며, 이를 잘 수용하고 인정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사람들은 보통 타인이 자기에게 잘 적응해주기를 원한다. 그러니 자신과 타인과의 차이점을 인식하고 상호작용 하는 능력은, 자신이 홀로 문제를 해결하는 일반적 능력과는 꽤 별개의 측면이자 역량일 것이다. 문화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상황에서도 상대방과 잘 협응하려는 동기가 높다. 그렇다면 결론은 간단하다. 문화지능이 높은 사람은 ‘협동’ 능력이 뛰어날 가능성이 높다. 린 이마이 캐나다 웨스턴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심리학자인 메리 겔팬드 메릴랜드대 교수가 최근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서양인과 동양인, 두 문화의 참가자들을 짝지어 팀을 이루게 했다. 각 팀이 해야 할 과제는 서로 협동해 두 개의 상점을 하나의 위치로 옮기고 새로운 벤처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지적 측면과 성격에서는 서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문화지능에서는 상이한 사람들이었다. 연구 결과는 아주 명확했다. 두 참가자 모두 문화지능이 낮은 팀에서 최악의 협동이 나왔다. 둘 중 어느 한 사람만 문화지능이 높아도 결과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의 문화지능이 높을 때만 협동 결과가 좋아졌다. 더욱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개방성이나 우호성과 같은 다른 인성적 측면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경우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이다. 즉, 협동은 어느 한쪽의 문화 지능만 높아서는 결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 시대의 리더들에게 이 결과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다양한 기업과 조직도 결국은 각기 다른 문화일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관심과 고민은 다른 문화로부터 온 구성원이 기존 문화에 잘 적응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반대도 고민해야 한다. 조직에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왔을 때, 다수의 기존 구성원들이 사소한 것이라도 어떤 작은 변화를 만들어 주고 있는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왔기 때문에 기존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새로운 규칙을 만들거나 기존 관습을 수정하는 것은, 향후 매우 중요한 조직의 역량이 된다. 바로, 암묵적인 협동 능력이다. 그러고 보니, 본인과 팔로워 모두 문화지능이 매우 높아서 조직이 커갈수록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잘 났던 또 다른 기업의 CEO의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그분의 아들이 결혼을 해서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정신없는 와중에도 필자 옆으로 오시더니 이렇게 슬쩍 물으셨다. “김 교수, 며느리가 새 식구가 되었는데 이제부터 내가 뭘 바꿔야 좋겠소?” 신선한 충격이었다. 대부분은 이렇게 물어보시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며느리가 우리 가족에게 잘 적응하겠소?” 사소해 보이지만 문화지능적인 측면으로 보면 큰 차이가 아닐 수 없다. 조직이 커갈수록 각자 자기 맡은 일을 알아서 하는 것은 당연하고, ‘협동’이 더 필요해지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