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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말보로 담배는 남성을 위한 브랜드가 아니었다

1920년대 미국은 1차 세계대전의 충격으로 미국 젊은이들의 미래가 불안과 우려가 가득했던 시기였다. 상처받고 지친 사람들은 전쟁 트라우마를 지우기 위해 재즈와 담배를 찾았다. 이런 시대적 불안감은 참전 대상이었던 남성들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불안한 미래 때문이었는지 여성들은 당장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고 현재를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마치 몇 년 전 젊은이들이 한번 사는 인생 지금을 즐기자는 'YOLO'를 인생 모토로 삼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여성들은 옷, 화장품 등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고 암울하고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성 흡연자 수도 점차 늘어났다. 당시 여성 흡연자들의 애로사항 혹은 시쳇말로 '페인 포인트(pain point·불편함을 느끼는 지점)'가 있었다. 바로 입술과 닿는 담배의 흡연부분이 립스틱에 쉽게 물드는 점이었다. 이러한 여성 흡연자들의 불편함을 간파한 미국의 담배 제조사 필립 모리스는 1924년 여성을 타깃으로 립스틱에 물들지 않는 담배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것이 바로 전 세계적인 담배 브랜드 '말보로'의 시작이었다. '말보로'라는 이름은 초창기 필립모리스 사에서 처음 런던에 세운 공장 부위의 지명에서 착안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1%에 그쳤다. 여성 흡연자들을 위해 론칭한 말보로 브랜드는 도대체 왜 실패한 걸까? 말보로 담배가 설정한 부드러운 이미지는 브랜드가 목표로 하는 시장의 잠재적 수요를 반영하였지만 예상보다 소비자층이 견고하지 못한 탓에 판매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50년대 담배가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필립 모리스는 당황하지 않고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포착하며 광고대행사 레오버넷의 도움을 받아 말보로를 리브랜딩하기로 결심했다. 여성을 위한 담배가 아닌 터프가이를 위한 브랜드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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