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똑같다'는 말을 그냥 넘겨서는 안되는 이유
01. 이 기사를 모두 읽을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제목과 이 한 문장 정도는 남겨둘만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기준은 천차만별이니 자아실현이 꼭 그 척도가 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다 똑같다'는 말로 변화로부터 도망가지는 말자고.' 02. 경험과 연차가 쌓일수록 변명 같은 말버릇도 제법 늘어가는 법입니다. '그게 원래 그렇더라', '해봤는데 안되더라', '우리도 진즉에(?) 그런 거 고민했었다', '안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등등.. 말로는 쉽게 내뱉어도 글로 내려써보면 이내 낯 뜨거워지는 말들이 많거든요. 아무리 스쳐 지나간 워딩이라고 해도 돌이켜보면 내 가치관에 스스로 흠을 내는 말들이 의외로 적지 않습니다. 03. 그런 가운데서도 '다 똑같다'는 말은 참 고약하게 작용할 때가 있습니다. 다른 말들보다 임팩트도 약하고 뉘앙스도 강하지 않아서 크게 부정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런 심리가 조직이나 나 스스로의 살갗을 파고들면 그때는 진짜 무기력함의 근원이 되거든요. '회사가 다 똑같지', '사람 사는 게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뭔가 해보려고 주먹을 꾹 쥔 손도 이내 호주머니 속으로 다시 쏘옥 들어가 버리고 마니까요. 04. 그렇다고 이런 말을 내뱉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라며 정색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선배나 연장자 혹은 고위 직책에 있는 사람들이 '다 똑같다'는 말을 하는 순간엔 더 그렇죠. 그렇게 입을 꾹 다물며 '원래 이렇게 돌아가는 판인가보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 주변에 있던 모든 가능성은 자취를 감춰버리고 만다고 생각합니다. 05. 그럼 과연 대안은 없는 걸까요? 저도 성격이 외향적이지 않기 때문에 팔을 걷어붙이고 '우리 이제 부정적인 말은 하지 맙시다!'라는 선언 같은 건 잘 하지 못합니다. 좋은 글을 봐도 혹시나 읽는 사람이 부담을 가질까 봐 아주 친한 사이 아니고는 공유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되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적어도 이제 '다 똑같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적절히 받아칠 줄 아는 요령 정도는 생겼습니다. 06. '그래도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는 게 중요하지'라는 정도의 맵지 않은 리액션을 해보는 거죠. 상대방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얘기한 게 아닐 테니 그 말 자체를 부정하는 순간 더 큰 사태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까요, 그저 상대의 말에 조금 다른 관점을 하나 툭 내보이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도 생각됩니다. 07. 다만 이 말이 가진 임팩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이건 '다 똑같다'는 말로 쉽게 포장하려는 조직 문화나 개인의 습관을 꽤 단단히 바로잡아 주거든요. 그러니 여러분도 누군가 부정적인 의미의 워딩으로 빠지려고 할 때는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해볼 수 있는 현실적인 것들을 하나씩 찾아보자'는 말로 일으켜 세워주는 시도를 해봤으면 합니다. 08. 예전에 선배 한 분께서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이런 얘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내가 한 말을 어린아이에게 똑같이 알려준다고 생각하면 그 가치와 무게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된다." 저도 120% 동의합니다. 만약 어린아이가 뭔가에 실망하고 안타까워하는 순간에 '인생이 다 그런 법이야.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구'라고 이야기해 줄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까요. 여러분도 스스로 말하는 말의 무게를 조금만 더 진지하게 느껴볼 줄 아는 어른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