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담당자의 멘탈관리
커리어에 도움되는 아티클 384 채용 담당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멘탈이 휘청이는 순간 best 3를 꼽아보라고 한다면, 이런 사건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1. 다 된 밥에 찬 물 끼얹기 희소 가치가 높은 포지션이 있습니다. 채용 시장에 인재 모수가 많지 않은 포지션이죠. 유사 산업 경험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 직무 자체가 너무 특수한 경우, 팀장 이상 직책자를 찾는 경우 등 채용 후보자를 찾기 어려운 케이스가 있습니다. 이렇게 만나기 어려운 인재를 채용 프로세스에 모실 수 있는 황송한 기회를 얻을 때가 있습니다. "이햐- 이 정도 인재를 모실 수 있다니, 면접에서 당연히 합격하겠지?!" 이렇게 잠시 환상에 빠져 있는 사이 면접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럼 채용 담당자는 멘붕에 빠지게 됩니다. 눈을 비비고 면접 결과를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이 정도 수준의 인재를 언제 어디서 다시 찾을 수 있다는 말인가 절망합니다. 우리 회사가 그렇게 대단한 곳인가 분노합니다.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조직에 충성한 자신을 버린 보스에게 총을 쏘며 이렇게 대사를 날리죠. "그렇다고 돌이킬 순 없잖아요." 채용 담당자가 절망하고 분노한다고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습니다. 어렵게 만난 인재와 작별 인사를 하는 수밖에. 부모님과 배우자, 친한 친구 다음으로 어렵게 찾은 인재와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애통하게 느껴집니다. 언제 어디서든 다시 만난다면,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제가 꼭 더 잘 할게요. 이별의 아픔을 달래는 방법은 새로운 만남이라고 했나요. 다시 채용 플랫폼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눈에는 초점이 없고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봅니다. 헤어진 그이가 잘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시 분노가 일지만 저에게는 의사 결정 권한이 없으니 더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해 눈에 초점을 맞추고 두뇌를 가동하려고 애씁니다. 2. 고액 연봉 계약서 바라보기 제가 근무 중인 회사는 채용 담당자가 후보자와 처우를 협의합니다. 과정에서 당연히 후보자의 연봉을 알게 됩니다. 직무에 따라서 연봉 테이블이 조금씩 다릅니다. 회사 비즈니스 전략을 고민하는 직무는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습니다. '그래, 해외에서 대학도 졸업하고 큰 회사 근무 경험도 있으니 그럴 수 있지' 인정이 됩니다. 어려운 자격증이 있는 직무도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습니다. 회계, 노무, 법무 '그래,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려면 얼마나 공부를 했겠어. 그럴 수 있지' 인정이 됩니다. 그러면 안되는데 좁쌀 같은 마음을 가진 못난 채용 담당자는 (저는) 비슷한 연차와 유사한 경험이 있는 후보자가 연봉이 높은 것을 보면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 '아, 나 같은 놈은 채용 담당자를 하면 안돼' '나 같은 놈 때문에 연봉은 철저히 비밀로 해야 되는 거야.' 온갖 잡념이 머리를 휘감아 몰아칩니다. 입사하면서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을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거짓말 중에 왕 거짓말이라는 것이 탄로나는 순간입니다. '내가 일을 적게 하는 것도 아니고 저 후보자보다 덜 어려운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합리적인 보상을 받고 있지 못하다는 울분에 쌓여서 이직을 해야 하나 고민이 들기도 합니다. 조용히 성경책을 꺼내들고 말씀을 읽기 시작합니다.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 쓰임 받는 것이 중요한데 얼마나 잘 먹고 잘 살려고 돈 욕심을 부린단 말인가. 불쌍하고 나약한 존재 사람이여. 회개하라. 그러나 다음날 출근해서 다른 후보자 연봉을 보고 또 '뜨핫'해야 하는 저는 채용 담당자를 그만해야 할까요? 3. 입사한 인재로부터 하소연 듣기 서류 전형부터 면접, 처우 협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인재와 가장 많은 소통을 하는 사람은 채용 담당자 입니다. 사람마다 성향이 조금씩 다르지만 어려운 과정을 함께 지내며 돈독한 우정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재가 입사한 후 종종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습니다. 다행히 입사 후 회사 생활에 만족하며 잘 지내는 분이 있습니다. 불행히 입사 후 회사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입이 삐죽 나온채 지내는 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속은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분도 있습니다. 불만족한 인재를 만나서 온갖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을 때 멘탈이 탈탈 털리는 기분입니다. 안 그래도 내성적인 성향으로 사람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록 기가 빠져나가는 사람인데,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기가 빠져나가는 속도가 인터넷 Giga pass 급입니다. 해결해 줄 수도 없는 문제를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끼며 다 듣고 난 후에는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다는 못 난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진짜로 회사가 부족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완벽할 수 없고 좋은 점이 있으면 동전의 양면과 같이 부족한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니 하고 지내라는 말이 아니라 마음에 안 드는 지점을 개선해 보려고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개선해 보지 않고 별로 라서 속은 것이라고 한다면, 세상에 속임수 없이 채용하는 회사는 단 한 군데도 없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신을 부여 잡고 회사 구성원이 이런 고민이 있노라고 HR 부서 동료에게 해결 가능한 부분을 공유합니다. 해결할 수 없는 난제는 미궁속으로 던져버리고 다음에 인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솔직하게 회사의 부족한 부분까지 소개하는 용기를 가져보기로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