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이 하는 리서치 = 리서치의 밥그릇 뺏기?
‘리서치 민주화(Democratizing UX Research)’가 화두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 같습니다. UX 관련 인풋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서 리서처가 아닌 사람도 리서치에 부분, 혹은 전체에 참여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어떤 리서처들은 'PM이 밥그릇을 뺏아간다'고도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UX리서처가 해야 할 일은 다른 직군과 밥그릇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더 좋은 사용자 경험을 만들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이끄는 것입니다. 밥그릇에 대한 우려는 ‘역할’과 ‘영역’의 구분의 혼동에서 옵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은 ‘역할’이지 ‘업무 영역’ 이 아닙니다. 개발자가 기획이나 디자인에 대해 코멘트를 할 수 없고, 아이디어를 낼 수 없다면 우리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리서처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용성 테스트를 누가 진행했는가 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제공하고자 하는 사용자 경험(목표)에 가까워지려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에 대한 답이 중요하죠. 앞서 말한 것처럼 리서처는 ‘그들이’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고요. 1. 리서처는 리서치를 어떤 방식으로 수행할지, 어떻게 진행할지를 결정하고 2 .기획/PM 등은 이를 바탕으로 어떤 스펙이 들어갈 것인지 결정하고 3. 디자이너는 이를 어떻게 디자인으로 녹일지 결정하면 됩니다. 다들 뛰어난 인재가 모였다고, 동료가 최고의 복지라고 믿는다면 서로 머리를 맞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야 합니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게다가 리서치 민주화는 똑딱이 버튼도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혁명도 아닙니다. 혁명보다는 디지털 프로덕트의 발전과 비슷합니다. 일단 최소한의 기능으로 작게 출시시키고(MVP), 시장과 사용자의 니즈를 봐가면서 점점 성장시키는 것이죠. 처음에는 가볍게 인터뷰에 참석시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좋은 질문법을 익힐 수도 있고, 서베이를 같이 만들거나 포스트잇을 이리저리 같이 움직이는 정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인내심을 요합니다. 심지어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충분히 많은 사람에게 퍼뜨릴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해보세요. 정말 중요한 이해관계자가 ‘UX 리서치가 왜 필요한지’만 안다면 일이 잘 굴러갈까요? 아니면 직접 해보고 그 과정에 참여해본 사람과 함께 하는 일이 더 잘될까요? 직군과 상관없이 훌륭한 시니어는 주니어 팀원의 성장을 책임집니다. 주니어를 위한 교육을 제공하고, 이런저런 권한을 위임해가며 구성원의 능력을 평가하기도 합니다. 바빠 죽겠는데, 귀한 시간을 써서 이런 일을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방식이 시간을 훨씬 절약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조직에서 UX, UX 리서치 시니어입니다. 우리는 그들은 ‘교육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반드시 UX성숙도를 높여야 하는 책임을 가져야 합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냉정하게 평가해봅시다. 리서처들은 보통 여러 영역에 재능이 있고, 아는 것도 많습니다. 디자인을 할 줄 아는 리서처, 마케팅 이해도가 높은 리서처, 비즈니스 관점을 잘 아는 리서처도 많습니다. 그러나.. - 제품 개발 리더/ 사업 전략 리더가 리서처보다 ‘제품/사업 전략 결정’을 잘하고 관련 맥락을 잘 압니다. - 기획자는 리서처보다 ‘기획에 관련된 결정’을 잘하고 관련된 맥락을 잘 압니다. - 디자이너는 리서처보다 ‘디자인데 관련된 결정’을 잘하고 관련된 맥락을 잘 압니다. 무슨 뜻이냐면, 우리가 리서치 스킬이 좋을지언정 ‘그들만큼 높은 이해도/맥락’을 가지고 리서치 결과를 분석할 수 없고, 그들만큼 결과를 실제 행동에 잘 녹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 가장 좋은 전략은 그들의 경험과 역량을 레버리지하는 것입니다. 그들을 리서치에 적극 끌어들여 그들의 경험과 역량을 ‘이용해먹어야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리서치 결과가 풍부해지고 그들이 리서치 결과를 최대한 뽕뽑게 하면서 목표에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