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한순간에 이뤄나지 않는다
사회생활 처음 시작했을 때는 뭐만 보면 답답한 게 많았던 것 같다. 기사들 보면서 잘 하는 회사들 있으면 우리 회사도 저렇게 해야 하는데 왜 그런 거 안 하나 답답했던 것 같고, 처음 초년생 때만 그런 것은 아니고 항상 누군가가 하자는 일을 할 때에는 잘 돼 보이는 회사들 보면 해야 할 게 명확한 것 같은데 내가 속해있었던 회사들에서는 그런 거 안 하나 싶으면서 괜히 나는 잘났는데, 회사가 그런 결정 안 해서 적극적이지 않다고 그래서 대기업이라고 뭐 그런 생각들 했던 것 같다. 시간이 5년 이상 지나서 보면 그 당시에 멋지다고 생각했던 회사들은 벤처회사도 있고, 미국 회사도 있고 한데 소위 말해서 성장하는 회사들이고 돈이 중요해지면서 힘든 경우도 생기고,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된 회사들도 여럿 있다고 들었다. 당시에는 시도하는 것 하나하나가 엄청 파격적이라 멋있어 보이고, 내 회사는 엄청 보수적이라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보니 결괏값은 달라져 있는 경우도 많아서 판단이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내가 처음 다녔던 그 대기업은 힘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잘 방어되고 있다. 최근에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투자한다면서 한국에 전기차 충전소 어쩌고 하는 기사 읽은 적이 있다. 기사 내용보다도 댓글 내용이 재밌었는데, 테슬라 하는 거 보면서 따라 하면 되지 현대자동차그룹은 도대체 한국에서 전기차할 생각 있냐고 뭐 그런 댓글들도 있었다. 그런 내용들 보면서 예전에 나라면 당연히 댓글에 동조했을지도 모르겠는데, 이제는 뭐 하나 결정하는 게 가장 쉽고, 진짜 어려운 건 결정하는 것 자체(아는 것)가 아니라... 그것 실행하고, 그것 실행하는데 엄청 시간 오래 걸리는데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한 조직 내에서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지... 투자해줄 수 있는지... 기다려 줄 수 있는지... 그런 게 제일 어렵다고 생각해서 천천히 오래 걸리더라도 특정 회사에 대해서 엄청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도 않고, 또 지금 당장 잘나가는 회사라고 엄청 장밋빛으로 만 보지도 않는다. 내가 경험한 것만큼만 딱 보인다고... 모든 변화가 극단적으로 한순간에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더더욱 그렇고, 이게 규모가 커서 느리다가 아니라 모든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있어서 선택을 하는 만큼 또 다른 것을 포기해야 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모두가 하는 선택 같아서 무조건 해야 할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보면 지금 답답해 보이는 결정이 알고 보면 내실을 다지는 엄청나게 중요한 (남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결정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뭐 하겠다고 기사에 언론홍보 내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것이 몇 년 걸리더라도 안에서 지지해 주면서 투자해 주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사람과 조직의 역량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예전에는 너무 쉽게 판단했던 것 같다. 다 똑똑해 보이고 맞는 말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요즘 와서 그런 비슷한 기사들 보면...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 하는 게 더 중요하고... 안 되는 것에는 또 이유가 있을 수 있고, 내가 모르는 무언가로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무엇이 좋다, 나쁘다 그런 말 잘 안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떤 의사결정이 옳을지, 잘못되었을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좋은 회사라고 좋은 의사결정만 할 것 같지만... 구글도 엄청나게 실수 많이 했다. 그래서 더더욱... 겉에서 보기에 이러쿵저러쿵 훈수 두는 것은 크게 의미 없는 것 같다. 변화는 천천히... 아무도 모르게 묵묵하게 발생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