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를 떠올리게 하는 에스토니아의 해커 정신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장기간의 전략이 준비되지 않는 한, 이들 프로젝트가 항상 더 큰 사회적 이익
"실리콘밸리를 떠올리게 하는 에스토니아의 해커 정신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장기간의 전략이 준비되지 않는 한, 이들 프로젝트가 항상 더 큰 사회적 이익으로까진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얼마 전 재택근무와 관련하여 에스토니아에 대한 기사가 작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라는, 프리랜서들을 대상으로 1년간의 워킹 비자를 내주는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인데요, 최근의 언택트 환경과 맞물려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로서 국내에 소개가 되었죠. 그런데 는 이 제도를 내놓은 에스토니아의 디지털 정책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보여줍니다. 인구 130만의 에스토니아는 스카이프, 트랜스퍼와이즈, 볼트 등 국민 1인당으로 비교하면 가장 많은 숫자의 유니콘 기업을 배출한 국가입니다.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에는 물론 국가 차원의 진보적 디지털 정책이 적잖은 역할을 했습니다. 국가의 성장을 이끌어야 할 젊은 인력들이 계속 해외로 유출되자, 에스토니아는 꾸준히 외국의 인재들을 유입시켜야 하는 유인을 갖습니다. 이는 자연히 국가 정책으로 연결됩니다. 영국의 브렉시트로 인해 피해를 본 인력들을 주된 타깃으로 삼아 2015년 이후 지금까지 약 7만 명에게 발급된 전자영주권(e-residency) 제도가 대표적이며, 이번 디지털 노마드 비자 역시 이러한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그러나 FT는 동시에 에스토니아가 외부에 보여지는 디지털 강국 이미지 이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실질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 역시 잊지 않고 있습니다. 즉, 정부의 디지털 정책으로 인해 해외에 소개된 국가적 이미지와 실제 국민들의 삶과는 괴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속된 말로 치면, 정부가 너무 '광을 파는' 면이 있다는 것이죠. 일례로 2020년 EU 디지털 경제사회 지수(DESI)로 봤을 때 에스토니아는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 그리고 몰타, 아일랜드 등에 이은 7위입니다. 평균 이상이기는 하지만, 최고는 아니죠. FT는 UCL 라이너 카텔 교수와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에스토니아의 공공보건과 교육, 소수자 우대 측면 등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보건과 교육 같은 장기적인 전략 실행이 필요한 영역에 국가적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국가란 한 가지 측면으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사회적 단위입니다. 인구가 많지 않더라도 이는 변함이 없습니다. 외부의 새로운 사례는 늘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전후의 다면적 맥락까지 충분히 파악해야 기계적 접목으로 인한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스토니아가 앞으로 국민 생활 전반에서도 전자정부, 디지털 노마드 사례처럼 타국의 귀감이 될 수 있는 사례들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다는 소식을 앞으로 더 많이 전해들을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