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이야기 #03. 기업의 철학, 미션&비전 만들기
나는 지금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의 5번째 멤버다. (대표님, 공동창업자 2인, 연구팀장, 그 다음이 나!) 2019년으로 돌아가보면, 대표님이 A라고 얘기하면 모두가 그냥 A였다. A'도 없었고 A+도 A-도 없이 그냥 A였다. 21년도 상반기. 우리팀이 30명 정도의 규모로 성장했다. (그 시점에 내가 조직문화 담당자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대표님이 A라고 얘기해도 모두가 A라고 하는 일이 없었다. A'만 되어도 좋겠는데, B 혹은 D로 해석하는 팀원들도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의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팀의 규모만큼이나 업무의 복잡성도 증가하게 되었다. 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일단 급한 불 끄기였지만 병렬적으로는 조직문화의 가장 기초적인 조직의 철학을 '명문화'해야 했다. 21년도 8월, 나는 우리 회사의 미션과 비전을 명문화하게 되었다. #step1. 대표님과의 얼라인먼트 조직문화는 대표님의 가치관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표님의 '아이디어'로 이 회사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직문화를 만드는 과정은 무엇보다 '대표님의 의견'이 가장 우선시 된다. 그 당시 대표님은 조직문화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잘 모르는 상태였다. (우리 모두가 조직문화를 처음 시작했기 때문) 그래서 나는 첫 미팅 때 '조직문화란 무엇인가?' , '우리가 미션과 비전을 명문화 해야 하는 이유는?' 등의 PPT 자료를 함께 만들어서 미팅을 진행했다 (ㅎㅎ) 1. 미션 :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에 해당된다. (why) 2. 비전 : 미션을 '무엇'으로 달성할 것인가? (what) #step2. 대표님의 알람봇은 나야 나 조직문화 담당자들의 고충. (뭐 다른 리더들의 고충이기도 하겠지만) 대표님은 굉장히 바쁘다. 그리고 우선순위를 고려해 의사결정의 순서와 리소스를 정한다. 그러다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작되는 일들은 우선순위가 밀리기 마련이다ㅎㅎ 미션과 비전을 만들어내는 1차 작업은 대표님이 해야만 한다. 내가 대표님을 움직여야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럼 나는? 알람봇의 역할을 했다. 슬랙으로 "@ㅇㅇㅇ님, 일주일 남았습니다.", "오늘입니다!" 심지어 비전과 관련된 많은 글들을 태그하는 등의 인간 리마인더가 되었다고 한다ㅎㅎ.. 상대방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도 그 담당자의 역량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내가 언제까지 이것을 마쳐야 하는지는 보통 "나만 안다.(그래서 나만 급하다)"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설정해놓은 데드라인 안에 우리의 미션과 비전은 만들어졌다.^-^v #step3. 유기적인 비전 관리 2021년 9월, 비전이 만들어지고 난 후 2022년 10월. 약 1년만에 우리의 방향성이 미세하게 변하하였다. 그리고 2022년 12월 말쯤부터는 생성 AI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2023년 1월, 우리도 시장에 맞추어 변해야만 했다. 미션은 변화하게 될 계기가 크게 없다ㅎㅎ (있다면 정말 큰 일이 난 것일수도..ㅎ) 그렇지만 비전은 what! 무엇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변화나 사업의 방향성 등의 중요한 변수에 의해 바뀌게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2023년 다시 한 번 비전을 명문화하는 작업을 했다. #step4. 레슨런, 저번보다는 더 잘해야 한다! 2023년 변화된 것 중 첫번째는 BX디자이너님이 입사한 것이다♥ 비전 명문화 프로젝트에서 한 발자국 더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21년 제작과정을 돌아보자면 미션과 비전은 100% 대표님의 언어로 작성되었다. 요즘 자주 보이는 단어 EX(Employee Experience)와는 거리가 멀 수 밖에. 그 때에는 대표님의 언어가 우리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실무자의 단어와 대표님의 단어가 완벽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된 나는 이번 작업에서 '대표님의 언어를 번역하는 일'에 공을 들였다. BX디자이너님과 계속해서 단어를 찾아가면서 계속해서 했던 질문은 1) 미션과 비전을 보게 될 주요 고객 누구인가? - 1순위 : 내부고객!!! 2) 미션과 비전의 단어는 '우리 색깔'을 담고 있는가? - 이를 위해 BX디자이너님께서 설문을 진행해주셨다 (짝짝) 3) 단어는 쉽고 명확해야 한다. - 실무자, 대표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단어로 번역하기. 다시 한 번 완성된 비전의 공유를 앞두고 있다. 한 조직에서 기업 철학을 명문화하는 두 번이나 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것을 저번보다 더 좋은 방식으로 했다는 것에 더욱 성취를 느꼈던 작업이었다. 지금도 나는 기업의 철학을 만들어나가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혹시나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처음으로 명문화하는 담당자분이 계시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