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는 계속 사랑받을까?⟫
2023년 2월, 가장 빠르게 인기를 얻은 서비스는 '본디(BONDEE)'입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제페토를 떠올리게 만드는 어플은 한 마디로 가상현실과 SNS를 결합한 서비스인데요. 가상현실에 나의 아바타를 만들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데 카톡처럼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단체방을 열어 그룹채팅도 가능합니다. 본디가 인기를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잘 섞었다 - 일단,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적절히 섞었습니다. 인스타그램처럼 현실세계에서 찍은 사진을 공유할 수 있죠. 아바타가 누워있는데, 내가 실제로 누워서 넷플릭스 보는 뷰로 사진을 올릴 수 있으니 나를 공유하는 각도가 넓어졌습니다. 2️⃣ 제약이 주는 현실감 - 적당한 제약이 있습니다. 최대로 추가할 수 있는 친구는 현재 50명으로 교류할 수 있는 수준, 관여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친구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친구들만 본디에서 탄탄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죠. 3️⃣ 정체성을 녹일 수 있는 공간 - 나만 꾸미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세계, 방을 꾸밀 수 있습니다. 직장인에게 사무실 책상,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케이스나 배경화면이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본디에서는 나의 방이 곧 나의 세계가 됩니다. 나의 모습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공간과 사물을 배치하면서 나의 정체성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4️⃣ 기대감이 주는 재미 - '플로팅'이라는 기능을 통해 바다에 나를 띄워 보낼 수 있고, '해류병 던지기' 기능을 통해 유리병에 편지를 적어 바닷물에 띄우듯 편지를 누군가에게 보낼 수도 있습니다. 내가 보낸 편지를 누군가 줍게 되면 답장을 받을 수도 있죠. 누군가 새롭게 만날 수 있다는 설렘과 우연이라는 기능은 게임 요소를 적절히 배합해서 혼자서도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 큐레이터의 문장 🎒 ] 본디는 내 기분과 생각을 가상현실에 투영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제한된 친구, 새로운 공간, 가상현실과 일상의 교집합, 게임과 같은 재미에 설렘까지. 그럼 계속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저는 2가지 이유에서 회의적입니다. 결국 본디의 속성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나를 보여주고, 친구를 볼 수 있다는 점이죠. 정체성을 반영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는 많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본질은 더 많은 사람과 쉽게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본디 말고 인스타그램, 제페토, 젠리까지. 도구는 많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도구가 되기에는 본디는 새로 시작해야만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본디가 잘 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면 현실을 반영했다는 것입니다. 현실을 반영한 가상현실은 현실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결국 현실에서 친구를 만나고 관계성을 유지해 나가는 과정에서 오는 감정을 온전히 채울 수는 없습니다. 관계의 지속성이 현실을 떠나서 맺어질 수 없으니, 본디는 보조적인 도구로서 즐거움을 주는 도구일 수밖에 없습니다.